시중에서 판매되는 취나물·깻잎 등 나물류에 위생상 문제가 있어 관계 기관의 기준 마련과 위생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말랭이 등 건나물류는 안전한가?

표백제 함유 성분 시험에서 전 제품 모두 안전
한국소비자원은 2010년 7~11월 서울시내 백화점·대형 할인 매장·재래 시장에서 판매되는 호박고지(7개)·무말랭이(5개)·건가지(2개) 등 건나물류 14개 제품을 구입해 표백제 성분(이산화황)을 조사했다. 건나물류는 구입 후 물에 불리거나 끓는 물에 삶거나 살짝 데친 뒤 건져내 무침이나 볶음 요리로 주로 사용된다.

건나물류 14개 중 무말랭이 5개 제품에서 이산화황(SO2)이 28∼39ppm 검출됐으나 무에서 천연적으로 유래되는 함유량 수준(50±10ppm)이었다. 나머지 9개 제품에서는 검출되지 않아 조사 대상 건나물 모두 인위적으로 표백제(아황산염류)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식품첨가물공전에 표백 목적으로 사용된 아황산염류는 이산화황 잔류량으로 관리되고 있다. 최종 제품에 이산화황이 30ppm 이상 잔류되면 안 된다고 돼 있으나 예외 규정으로 원료에서 이산화황이 유래되는 식품은 원료로부터 이행된 범위 안에서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의 제한을 받지않는다.
식품을 희게 만들어 상품성을 높이려고 첨가하는 아황산염류는 과잉 섭취 시 두통·복통·메스꺼움·순환기장애·위 점막 자극·기관지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식품 선택 시 표시된 성분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취나물 등 전처리 나물류는 안전한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으면 안전해
서울시내 백화점·대형 할인 매장·재래 시장에서 등 11곳에서 판매되는 취나물 등 전처리(前處理) 나물류 20개 제품(취나물 11개, 깻잎 6개, 고춧잎·얼갈이배추·우거지 각각 1개 제품)을 구입해 대장균 등 위생성을 시험했다. 미리 삶거나 데쳐 판매해 소비자가 구입한 뒤 열처리 없이 무침 등으로 요리해 먹는 것이 전처리 나물이다.
대장균은 열에 강하지 않아 삶거나 데치는 과정에서 사멸되므로 위생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면 검출되지 않는데 20개 중 9개 제품(45%)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러한 결과는 삶거나 데친 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삶거나 데친 뒤 비위생적으로 관리돼 재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취나물은 11개 중 6개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위생 상태가 가장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깻잎은 6개 중 1개 제품에서, 고춧잎·얼갈이배추·우거지 3개중 2개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
구입처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은 8개 중 3개 제품(38%), 대형할인 매장은 10개 중 4개 제품(40%), 재래 시장은 2개 중 2개 제품(100%)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 재래 시장 제품이 다른 판매처보다도 대장균 검출 비율이 높았다.
삶거나 데친 나물을 구입한 뒤 가정에서 조리하는 다양한 방법에 따라 시뮬레이션 시험을 실시한 결과, 흐르는 물에 3회이상 세척하거나 끓는 물에 5초 정도 데친 뒤 1회 세척하면 대부분의 대장균이 제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생 문제가 걱정된다면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것이 안전하다.
식중독균 중 채소류와 같은 식품 원재료나 그 가공 조리 식품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테스트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마치고 한마디…

개별 기준 설정과 위생 관리
이번 시험 결과 삶거나 데친 나물 20개 제품에서는 식중독균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위생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대장균은 9개 제품에서 검출돼 비위생적으로 제품이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새로운 유형으로 판매되고 있는 전처리 나물류는 현재 일반 농산물과 같이 취급하고 있으나 별도의 열처리 없이 섭취하는 나물류(취나물·깻잎 등)는 안전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건나물 14개 제품 중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제품은 재래 시장 1개 제품이었고, 삶거나 데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재래 시장에서 구입한 2개 제품은 모두 미표시 제품이었다. 백화점·대형 할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원산지 표시가 잘 지켜지고 있었으나 재래 시장에서는 원산지 미표시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정확한 원산지 표시가 이뤄지도록 관계 기관의 관리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글_ 김제란<한국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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