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이 급증세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60대  30.7명에서 47.1명으로, 70대 자살률은 43.9명에서 74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노인 자살 예방대책이 절실한 때다.

신체적·경제적 능력이 떨어지고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약해지면서 노인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이용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적·심리적 상담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자살 노인의 의료이용량이 일반 노인의 2.2배 수준이라는 통계를 바탕으로 한 의견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노인자살 예측모형 개발 및 예방대책 연구’ 자료에 따르면 자살 노인의 의료이용량은 일반 노인의 2.2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보고서는 지난 자살 노인 가운데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사망 전 1년 동안 한 번 이상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2,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외래의 경우에는 전체 노인과 자살 노인의 이용수준이 비슷했지만, 이 가운에 한 번이라도 입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273명으로 자살 노인의 45.4%를 차지했다. 전체 노인 입원이 1만 명당 1,762.2명인 것에 비해 자살 노인은 1만 명당 3,876.4명으로 2.2배 높은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사망 전 1년간 질병별 의료이용수준이 가장 높은 질병은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으로 943명, 기타 배병증이 88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 노인의 유병률이 높은 질병은 약물 및 생물학적 물질에 의한 중독으로, 전체 노인군에 비해 41.9배 높았다.

기타 내부 장기의 손상은 39배, 비의약용물질의 중독작용은 34.8배에 달했다. 자살자 중 자살시도 이후의 증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이를 입원과 외래로 구분해 살펴보면, 입원의 경우 주로 비의약용물질의 중독작용이 88.1배, 약물 및 생물학적 물질에 의한 중독이 41.6배, 기분(정동성)장애가 16.3배를 보였고, 외래의 경우는 기타 내부 장기의 손상이 87.2배, 기분(정동성)장애와 기타 정신 및 행동장애가 각각 4.2배와 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노인과 일반 노인의 질병 유병률 비교>

이 보고서는 자살로 사망한 노인 중 사망 전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노인의 23.7%가 사망 당일에, 36.6%가 사망 일주일 전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했다면서 자살 시도나 자해 등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다양한 상담으로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자살예방 5개년 종합대책을 세워 정책을 수행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연간 5억 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 효율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관련 예산을 확충해 노인층 등 분야별로 실질적인 자살예방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요즘, 노인과 관련한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노인 자살 문제 역시 여러 분야에서 진행 중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방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 또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도 뒤따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명실 차장

담당자  wnesia@naver.com

<저작권자 © 주식회사 한국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