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신뢰’의 선진화된 소방조직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기보다는 자기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들도 하기 싫어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율적”인 행정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편안한 구미』 실현에 최선을 다하는 "구미소방서"

경북 구미는 한국의 실리콘벨리라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화의 중심에 있는 도시다. 특히 LG, 삼성 등 국내 유명 기업들이 들어선 대규모 국가산업 단지가 이 지역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집중된 만큼 대형공장의 화재 위험도 비교적 높다. 화재가 한번 발생하면 수억에서 수백억 규모의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구미소방서’는 요즘 이 대규모 공장단지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바쁜 모습이다.

산불예방이나 농촌 대상 안전대책도 중요하지만 대형공장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구미는 관내 전체소방대상물의 19%를 공장이 차지하고 있어요. 요즘 대형공장화재 발생에 따른 특별소방안전 대책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죠.”
여영쾌 소방서장은 지역 특성상 대형공장화재에 대한 안전시설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대형화재 계기로 1975년 개서

구미소방서는 1974년 1월 윤성방직(주)대형화재를 계기로 문을 열었다. 화재 이전에는 구미면 의용소방대가 소방펌프 1대로 전체 구미시의 소방업무를 담당했었지만, 대형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대비할 소방서의 필요로 인해 그해 6월 11일 청사를 기공해 1975년 4월 30일 개서했다.

개서 당시에는 소방파출소 1개소, 인원 24명, 소방차 6대를 보유하고 있었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지만, 구미공업단지 등이 조성되고 소방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지금의 3과, 7개 파출소, 1구조대, 1고속도로구급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 구미소방서는 153명의 소방공무원과 658명의 의용소방대원, 17명의 의무소방원 등이 근무하고 있다.

“대형공장 화재, 어림없다”

구미소방서는 지역의 특성상 대형공장을 대상으로 한 훈련과 소방예방 사업 등이 많다.
우선 대형대상 38개소의 공장을 정해 구미산업단지 소방안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매분기마다 한 번씩 우수소방안전관리 활동사례발표회를 열고 있다. 또 한 달에 한번 대형화재 취약대상 관계자를 선정해 소방공무원과 합동으로 도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매월 정기조회마다 전 직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공장 초동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합동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구미소방서는 “자율 방화의식 정착을 목표로 공업단지 화재예방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특히, 합동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 대비하고, 보다 향상된 소방안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합동 프리젠테이션은 이곳 소방서가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경상북도청 강당에서 월동기 및 봄철기간 소방안전 대책 추진실적 평가가 열렸는데 이곳 소방서가 14개 소방서 중 최우수관서로 선정 됐으며,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월동기 및 봄철소방안전대책 추진실적 평가에서 전국 161개 소방서중 우수관서로 선정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기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외 이웃 안전도 우리 몫”

구미소방서에서는 소외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임산부 등이 주위 도움 없이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119 구급대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매월 한 번씩 지역한방병원 및 지역의료기관과 합동으로 관내 경로당을 순회 방문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위로방문, 간담회 등 화재취약 대상별 소방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산간오지마을 등 난청지역에서 발생하는 위급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구미시 아무추어 무선연맹 17명을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해 무선망을 구축하는 등 취약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여영쾌 소방서장은 “시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그동안 소방서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이렇게 지역사회에 헌신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봉사정신은 의용소방대원들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용소방대 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화 회장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각종 화재현장과 수해·한해현장을 빠지지 않고 방문해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재래시장 및 금오산 불조심 캠페인 등에 앞장섰고, 소화기 기증사업도 전개했다.

또한, 2002년 태풍루사 때 피해가 많았던 영주와 2003년 태풍매미로 큰 피해를 봤던 구미에 성금과 ‘사랑의 쌀’등을 쾌척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이 외에도 서울 홍제동 주택화재로 순직한 소방공무원들과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소방공무원에 성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엔 의용소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곳 의용소방대는 지난해 도내 301개 의용소방대 중 최우수 의용소방대로 선정돼 경상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소방서 측은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화합이 잘되는 의용소방대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고 자랑했다.  실제 이곳 의용소방대에는 한나라당 김성조 국회의원, 정재화 구미시의회의원, 허 복 구미시의회의원 등이 활동했었을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구미소방서는 주민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쓸 예정이며, 각종 봉사활동은 물론 유관기관과의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해 체계적인 대응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여영쾌 소방서장은 “친절 봉사소방 이미지로 시민들에게 다가 가겠다”며 “시민의 재산과 인명을 보호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영쾌 서장 인터뷰 내용>

“구미의 안전 위해 뛰겠다”
Q. 지역 특성상 구미소방서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소방서를 운영하는 데 어려운 점과 앞으로 소방서가 극복해야 할 과제를 꼽아주신다면?

A. 우리 지역은 삼성전자(주), LG 필립스LCD(주) 등 국내 및 세계굴지의 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까지 총 1,051개소의 공장이 있습니다. 관내 전체소방대상물의 19%가 공장일 정도로 대형산업단지가 폭넓게 위치하고 있어 우리 소방서는 대형공장화재 발생에 따른 특별소방안전 대책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매월 정기조회 시 전직원이 참석해 민·관 합동 프리젠테이션을 갖고, 공장특성 및 생산공정 등을 파악해 화재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내 대형공장 11개소가 14대의 소방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 소방서와 응원협정을 맺어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히 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우선 국제도시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소방력이 열악한 실정입니다. 인근 소방서의 경우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주민이 1,000명 내외인데 구미소방서는 1명의 소방공무원이 2,500명의 주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 3월 10일 상림 소방파출소가 개소했고 올해 구미국가산업 4단지에 옥계소방파출소가 신축될 예정이라 소방력이 조금은 보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내년에 봉곡 및 고아지역에 신흥 주거지역이 생길 예정이어서 소방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곳에 소방파출소가 신축 될 수 있도록 경상북도 및 유관기관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Q. 공장이 많이 위치한 만큼 대형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의 화재예방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A. 구미는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의 엔진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로 300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고, 전국 무역수지 흑자 85%를 달성했습니다. 이에 우리 소방서에서는 이들 기업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활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선 국가산업단지 소방안전대책으로 대형공장 38곳을 선정해 구미산업단지 소방안전협의회를 구성, 매분기별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소방안전협의회는 소방정보를 함께 공유하는 것은 물론 각 회사별 소방안전대책을 발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화재 취약대상 및 간부취약대상 117개소에 대해서는 년2회 합동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월 1회 이상 간부들이 취약대상에 대한 소방안전지도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소방안전 사업의 패턴도 바뀌고 있습니다. 구미소방서에서는 어떠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까?

A. 최근 주5일 근무제의 확대로 레저인구의 증가함에 따라 금오산 저수지 및 낙동강 등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는데 우선 이곳에 간이 인명 구조함을 설치했고, 구미수중봉사대 30명, 해병전우회 35명을 119 시민 수상구조대원으로 위촉해 물놀이안전사고예방대책에 적극 대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오산 도립공원 주요 등산로에 119 구조표지판 66개소를 설치했고, 지난 2005년에는 천생산 주요 등산로에 20개소의 구조표지판을 설치해 산악사고 발생 대처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직원들의 현장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산악구조훈련, 동절기 수난사고 인명구조훈련 등 다양한 소방기술을 익히기 위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Q. 소방서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어느 때였습니까?

A. 2001년에 안동소방서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 안동시 길안면 대형리에서 산불이 발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인력을 동원하는 것도 어려움이 많았고, 동원된 인력들마저도 효율적으로 배치가 안 돼 안전관리 및 식사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산불 진화작업 중 산림청 헬기가 추락해 탐승직원 3명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사태를 수습하는 데 애로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당시 인력동원과 식사보급 문제는 안동시청과 긴밀한 협조로 해결하고, 인력배치는 사전에 분대편성해 인력 이동과 활동상황 등을 체크했었습니다. 사망자 처리는 군 부대의 협조로 다행히 일이 마무리됐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Q. 마지막으로 소방서장으로서 운영철학을 밝혀주신다면?

A. 시민들이 믿고 신뢰하는 소방조직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윗사람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들도 하기 싫어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율적인 행정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각 구성원들은 부족한 장비 · 인력 등 주어진 여건을 탓하기보다는 현재 임무에 충실해 시민들로부터 더욱더 사랑받는 조직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구미소방서 전 직원은 시민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소방대원들의 친근한 이미지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소방사업에 동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소방서는 광역 소방출동체제를 구축하고 더욱 많은 소방력을 동원해 대형화재 방지에 철저를 기할 방침입니다. 사랑받는 119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종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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