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火魔)’보다 뜨거운 사명감을 불태우는 성동소방서

『최근 5년간 화재통계에 의하면 사건ㆍ사고의 대형화로 인명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조사되었지만, 성동소방서는 인명피해와 화재피해에서 전년도 대비 20% 저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화재예방을 위한 과학적인 분석, 최신식 장비 구축과 더불어 주민들과의 교감을 통한 안전의식 고취가 이루어 낸 결실이다. 앞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곳은 언제 어느 곳이든지 달려가겠다”는 성동소방서의 포부에 더욱 바빠질 대원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성동소방서(서장 황순철)는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1944년에 개서한 이래 성동구와 광진구 주민의 안전을 위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에 찾은 성동소방서는 서울에서 화재, 구조ㆍ구급 출동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꼬리표와 달리 평온해 보였다.

온달장군의 정기를 받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아차산과 서울 시민의 젖줄인 한강을 접하고 웰빙문화의 상징이 된 뚝섬, 서울 숲 그리고 21세기 전자산업 지향의 산물인 테크노마트에 이르기까지 선인들의 전통과 현대 문명의 적절한 조화 속에 위치해 있는 성동 소방서는 도봉소방서와 더불어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2개구를 관할하고 있다.

605.50㎢의 넓은 관할구역과 약 1,350개의 소규모 공장이 산재해 있는 준 공업 지역이라는 지역 특성상 타 지역보다 초기 화재 진압의 어려움과 과중한 업무량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그러나 “우리 소방서의 한 달 출동 건수는 타서의 일 년과 맘먹을 정도로 잦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대원들이 느끼는 보람과 자부심 또한 강하다”고 입을 모으는 소방대원들의 말에 참된 직업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다사다난’한 성동소방서…
타 소방서 일 년 출동건수와 맞먹는 한 달 출동건수
잦은 화재, 구조ㆍ구급 출동에 의해 길러진 뛰어난 위기상황 대처능력과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바탕으로 2005년 화재발생과 인명피해는 전년도 대비 20%로 감소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서울시 전체의 10% 육박하는 인명 구조 활동과 구급환자의 경우 1일 평균 54.7번의 출동을 3과 10팀 7개 파출소, 2개 구조대로 조직되어 움직이는 279명의 소방공무원과 221명의 의용소방대원이 혼연일체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이처럼 72만 명의 성동ㆍ광진구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605㎢의 면적을 누비는 소방대원들은 이제는 “평상복보다 소방의(依)가, 집보다 소방서가 더 편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살을 익힐 것 같은 화마(火魔)와의 싸움에서 삶의 의미와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찾는다며 지어보이는 시원한 웃음은 한 낮의 뜨거운 열기조차 날려버리는 듯했다.

화재예방 위한 과학적인 분석과 최신식 장비 구축은 필수!
성동구 남부지역에는 천여 개의 소규모 작업장이 산재해 있어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위험과 최근 3년간 193건으로 전체화재 대비 14.6%의 높은 화재 발생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화재예방을 위해 성동소방서가 추구하는 과학적 통계분석과 최신식 장비 구축 등 앞선 소방행정이 눈에 띈다.

성동소방서 관계자는 “화재 발생에 따른 장소별, 원인별로 과학적 통계분석을 구축함으로 강도 높은 화재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가장 높은 비율(27.4%)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 및 아파트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정 화재예방 수칙과 우리집 화재점검표를 배부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도 소화기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계도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16%를 차지하는 차량화재의 저감을 위해서는 운수업체 대표자 간담회를 실시하여 차량화재의 적절한 예방법과 교통사고 등의 안전사고 시 현장 응급처치 요령 등을 논의했으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방화와 관련해서 특별경계대책을 세워 강화된 방화관련 처벌기준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 및 응원체제 구축을 통한 예방 활동 강화와 방화범 신고 포상제의 추진, 과학적 현장조사의 실시 등으로 방화범의 검거와 신속한 초동조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소방행정과 더불어 성동소방서의 자랑거리는 관내 동자초등학교가 소방방재청이 지정한 어린이 안전교육훈련 우수학교로 선정된 것이다. 지난 5월 3일 권양숙 여사,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김홍섭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국장, 안전관련 기관 및 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가운데 치러진『학교 안전점검의 날』시범행사는 어린이 안전교육에 대한 관계자들의 열정과 어린이들의 호기심어린 눈빛들이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성동소방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어린이 안전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부름에 “언제 어느 곳이나 달려갈 것”
성동소방서는 신뢰와 만족을 줄 수 있는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대원들의 노고의 결과 주민들의 감사편지와 전화 또는 방문의사표시 등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말을 건네는 대원들의 모습은 전혀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성동소방서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층별, 세대별 로 전문화된 교안 및 교범 개발을 통해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다각화하고, 체험식 훈련을 통한 실질적 재난 대응 능력을 향상함으로써 도움을 요청하는 곳에는 언제 어느 곳이든지 달려가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확고한 어조와 “모든 공은 직원들에게 있다”며 고개 숙일 줄 아는 성동소방서 서장의 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라며 손사래 치는 직원들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황순철 서장 인터뷰>
Q. 성동구 남부지역은 준 공업지역으로 약 1,350개 공장이 산재해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른 특별한 안전관리 시스템이 있다면 어떠면 어떠한 것인지?

A. 소규모 작업장이 밀집되어 있는 성동구 일부 지역은 도로가 협소하여 소방차의 진·출입이 어려워 많은 화재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화재발생 및 인명·재산 피해 발생 비율이 높은 5지역의 350여개 작업장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하여 심도 있는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공장 및 작업장 대표에게 화재예방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연중 지속적으로 발송하고 있으며 관할 파출소장이 월1회 이상 수시로 방문하여 취약요인 제거와 소방안전지도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압작전도를 영상화자료로 전산화함으로써 도상훈련을 실시할 뿐더러 유관기관 및 지역주민, 공장 관계자들과 함께 민관합동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장관계자들의 자위소방능력 향상을 위해 소화기·비상소화장치 등의 소방시설 사용법과 소방안전교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성동소방서 서장으로 근무하시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또 보람이나 자부심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지?

A. 기관장으로서 24시간 근무, 24시간 휴식이라는 전근대적인 근무 형태 속에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재해와 싸우며, 남들이 쉬는 명절 때나 집안의 대소사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성동소방서 소속 직원 모두는 소방차에 태워 주셔서 고맙다며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머리가 땅에 닿을 듯 인사하며 “저도 나중에 소방관이 되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5살짜리 꼬마, 암투병으로 정기적으로 통원치료를 해야 하는 70대 할머니께서 매주 저희 구급대원을 대할 때마다 미안해하시는 모습, “소방서에서 하는 일이 곧 우리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요청하는 자료와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시는 지역주민들을 대할 때마다 고통과 어려움을 말끔히 잊어버리고 소방관으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Q. 2006년 상반기 동안 성동시민의 안전을 관할함에 있어서 시행했던 계획 중 가장 큰 성과라면? 또 하반기 추진계획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A. 이번 봄에는 소방방재청, 서울소방방재본부와 함께 예방캠페인을 벌여 특별소방검사와 가상화재진압훈련, 인근 산악의 단계별 작전상황도 작성 및 활용, 헬기장의 정비 등의 준비 작업을 통해 대형 산불화재가 없었습니다.

또한 저희 관내 서울동자초등학교가 어린이안전교육 우수학교로 선정됨으로써 어린이 안전에 대한 관심과 의식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반기 성과를 토대로 하반기에는 청계천과 중랑천의 한강합류지점 등 총 10.4㎞에 이르는 구간에 대한 신속대응과 장비동원체계를 정비하고, 수방단계별로 주민정보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유관 기관과 협조하여 풍수해 피해 저감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취락구조에 맞는 16개 유형의 화재진압매뉴얼과 고층건물화재 등 6개 유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진압대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서장님의 운영철학과 앞으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서로 자리잡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계신지?

A. 최근 소방대상물의 고층화와 함께 노후화로 인한 안전 사각지대가 대두되고 있어 화재발생 건수는 감소추세이나 재산피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와 성동소방서 소속 직원 모두는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시재난 관리시스템을 일원화하여 종합위기관리 인프라를 구축 및 화재취약대상의 중점관리를 통한 안전 취약환경 개선을 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난·재해 시 신속대응을 위한 긴급대응능력 및 전략 강화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벤치마킹 및 연구를 통한 전문성 제고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계층별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시민 자율 소방방재능력 향상으로 안전한 성동·광진, 안전한 서울건설에 전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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