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소방서 조종호 서장

대전지역은 2006년도 한국능률협회 주최 설문조사 결과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혔다.
공기 좋고 인심 좋고 편안한 도시 대전.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만들기 위해 대전시의 안전을 책임지는 용사들이 이곳에 있다.

대전 서부 소방서는 지난 1985년 12월 10일 ‘서대전소방서’라는 이름으로 현 청사 앞 공영주차장에 위치해 있는 대전시 민방위 교육장 청사에서 6개 파출소 관할로 개서했다.
개서 당시는 소방공무원 102명, 준 소방력인 의용소방대는 239명, 소방차량 14대 등으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지난 1991년 5월 15일 관서 명칭을 서부소방서로 변경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이로서 서부소방서는 16개 행정 동을 관할 구역으로 하며, 20㎢의 면적과 126.972세대 374,746명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늘어난 관할 면적과 보호해야 할 시민이 늘어난 만큼 현재의 소방력은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한 상태로, 3과 9담당, 4개의 119안전센터와 1구조대로 구성돼 있으며, 169명의 소방관과 17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 의무소방원 3명, 소방차량 30대, 소방용수시설 348개소로 움직이고 있다.
대전시 서구는 둔산동을 중심으로 월평동, 탄방동에 위치한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한 각급 행정관청은 물론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과 문화예술의 전당, 시립 미술관, 평송청소년수련원 등 대형 문화예술 시설들이 위치해 있어 소방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발전된 도시인 만큼 재난 발생 횟수와 인명피해,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대전 서부지역을 서부소방서 전 직원들은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가짐으로 예방활동은 물론 초기대응체제 구축으로 시민생활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뜨거운 열정과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서부소방서는 얼마 전 소방방재청이 실시한 2006∼2007년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추진상황점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에 대한 설명과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A. 먼저, 다시 한 번 2006~2007년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까지 대전시민의 안전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과 희생을 아끼지 않은 우리 소방서 150여 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소방서장으로서는 처음 발령 받아 직무를 수행하게 된 대전서부소방서가 이같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감회가 남달랐을 뿐 아니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로 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서부소방서의 관할지역은 대전광역시의 중심부로서 면적은 시의 4%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26%를 차지하는 중심지입니다. 또한 대전정부종합 3청사, 대전시청, 법원, 검찰 등 중요행정기관과 초고층빌딩, 대형판매시설과 대중이용시설이 밀집돼 있습니다. 이렇게 인구밀도가 높고 다중이용시설이 많다보니 대형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민의 양질의 소방서비스 제공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소방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변 여건 및 사회적 추세에 발맞춰 앞으로 우리 소방서 전 직원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화재예방과 화재진압능력 향상으로 대형재난 발생을 사전에 제거하고, 소방안전교육 확대 등 시민과 함께하는 정겨운 소방구현에 힘을 쏟아 안전하고 쾌적한 대전 실현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Q. 화재, 구조·구급은 가장 힘이 들면서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 생각됩니다. 생명의 수호천사로 불리는 구조팀의 자랑과 보람을 느꼈던 구조 사례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2006년 한해 화재출동 368회, 구조출동 1,307회, 구급출동 10,285회 등 구조팀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소방서 구급대원들은 구급활동 외에도 비번인 날에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응급처치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서 도배도 해주고 간식거리도 마련해 주는 등 진심어린 봉사정신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화재 발생시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구급활동에 있어서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초 오전 8시쯤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출동지령을 받고 현장으로 급히 출동했습니다. 현장에는 지하도에서 노점을 운영하시는 70대 할아버지께서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 장애우로 보이는 아들이 안절부절못하다가 구급대를 발견하자마자 “우리 아버지 좀 살려 주세요”라며 애원했습니다. 구급대원들은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심폐소생술을 10여 분간 실시하는 등 최선을 다해 초기 응급처치에 임했으며, 의식이 돌아온 할아버지를 응급차를 이용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통해 성공적은 구급활동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현재 건강을 되찾으신 것은 물론 다시 생업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할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구급대원들에게는 긴박한 구급현장에서 신속한 활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대원에게 전해지는 ‘하트 세이버’ 배지가 수여됐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 희생자가 발생하면 자신들의 책임인 것처럼 가슴아파하고, 그 아픔조차 뒤로한 채 또 다른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현장으로 출동해야만 하는 구급대원들, 진정 이들이 바로 날개 없는 천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Q. 대전서부지역은 대전 내에서도 상업적으로 가장 발달된 도시입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 등으로 인해 유흥업소 및 다중이용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로 인한 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즐거운 연말연시를 위해 서부소방서에서는 어떠한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A. 다중이용업소는 특성상 화재에 취약해 화재 발생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는 장소입니다. 특히 다중이용업소는 규모는 작지만 불특정 다수인들이 출입하는 곳으로 관계자(영업주, 종업원)들의 안전의식 고취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소방서는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에 사로잡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대형백화점, 극장, 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형화재시 재난사고의 예방과 신속한 현장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범시민들에게 소방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며, 또한 내 직장은 내가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율방화관리 체제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전 직원들의 현장 대응 훈련을 수시로 실시해 출동태세를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시책을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안전 사각지대인 다중이용업소 등에 대해서는 영업주들과 간담회를 실시해 소방시설 등의 유지관리에 철저를 기하도록 주의시키고, 재난 예방에 대한 분위기를 사전에 조성하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입체적인 홍보도 실시할 것입니다. 이밖에도 1,954개소의 다중이용업소 및 복합 영상관에 대해 1일 2회 이상 소방 순찰을 실시토록 할 것이며, 또한 수시로 소방점검 및 특별 기동점검을 실시해 연말연시 대목을 노리고 비상계단 등에 물품을 적치해 놓거나 비상구를 폐쇄시키는 등 법령 위반행위가 발견될 경우에는 강력하게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우리소방서는 연말연시는 물론 1년 내내 다중이용업소 등에서 인명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의용소방대는 항상 이웃 가까이에서 도움의 손길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의 활동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A. 의용소방대는 제 2의 소방관이라고 불리는 만큼, 우리 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 170명 전원 역시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는 등 모범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007년 대전의용소방대 기술경연대회에서 전 대원들은 혼연일체가 돼 개서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종합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현재 우리소방서 의용소방대는 ‘한 가정 한 소화기 갖기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불우이웃 및 소년소녀가장, 나 홀로 노인 분들께 소화기 70여 대를 기증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지킴이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 초에는 대한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 응급처치 강사를 초빙해 여성의용소방대원들이 교육을 받고 응급처치 자격을 이수했으며, 다중운집 장소인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에서 응급처치 체험의 장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시연을 통해 시민에게 다가가는 소방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매 분기마다 실시하는 무선페이징 합동점검, 한방봉사활동에 많은 대원들이 참여해 복지관, 경로당, 무선페이징 수혜자 등을 방문하고 노인분들에게 안마, 담소하기 등 참 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용소방대에서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주관하는 응급처치법 경연대회에 참석해 그동안 연마해 온 응급처치법 경연을 펼쳐보였으며,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명절마다 실시하는 특별경계근무에 함께 동참, 봄·가을철에 실시하는 산불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봉사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 항상 겸손하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서부소방서에서는 동절기 사고를 대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훈련을 하고 있습니까?

A. 우리 소방서에서는 관내 16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 24개소에 대한 합동훈련을 자위소방대원과 함께 매월 실시하고 있으며, 재래시장 2개소에 대해 매월 소방통로확보 훈련과 상·하반기 자위소방대원과의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내 도시철도역사 7개소에 대해 매월 관할 센터별 도상훈련과 현지적응 훈련을 실시하고 연 1회 유관기관과 합동훈련을 실시해 유사시 발생할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화재현장에 신속히 도착하기 위한 ‘출동시간 30초 앞당기기 운동’으로 분기별 불시 출동훈련과 야간출동 훈련을 병행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58건의 불법 주·정차 단속과 캠페인 및 관공서의 LED광고판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겨울방학을 맞이해 많은 학생들이 복합영상관 및 백화점, 대형할인마트를 찾을 것으로 예상돼 서 관내 복합영상관 4개소, 백화점 등 6개소에 대해 관계자와 함께 합동훈련은 물론 현지적응훈련을 통해 인명구조대책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전문 소방인이 되기 위해 인명구조장비조작 및 화재진압장비에 대해 반복 숙달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일 대형화재취약대상 및 1급 방화관리대상처에 대한 CD영상물을 이용해 도상훈련을 함으로써 화재시 신속하게 진압하기 위해 전 직원이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서부소방서는 현장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 분기 현장요원에 대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대형화재 발생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긴급구조통제단 훈련을 수시로 실시해 대현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Q. 2007년 한 해 동안 추진했던 계획 중 성과를 거둔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A. 2007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대형재난 및 증가하는 안전사고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예방중심의 안전문화 정착과 복합영상관 등 화재취약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소방안전대책마련에 역점을 둔 한해였습니다. 효과적인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소방공무원 중심의 행정보다는 민간중심의 자율적인 방화관리체제 확립이 관건이라고 보고 재래시장, 다중이용이설 등 업계 대표자 등으로 구성된 ‘지역안전대책협의회’를 운영하는 한편, 내실 있는 예방체계구축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관계자들과 문제점, 개선사항에 대해 끊임없는 의사교환을 진행했습니다.
일부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안전의식이 미흡한 대상이 있었으나 지속적인 행정지도와 설득, 때로는 몇 시간을 오가는 토론을 통해 마침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예방체제를 구축한 점이 올 한해 이룩한 가장 큰 성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또한 대형화재 발생에 대비하고 인명 및 재산피해 저감을 위해 소방시설을 이용한 현지 적응 훈련 강화 및 출동시간 단축을 위한 불법주정차 계도,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 등 시민안전의식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동시간 30초 단축을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우리 대전서부소방서가 제작한 UCC가 소방방재청 주관으로 열린 전국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시민안전의식이 미흡해 골목길 소방통로 불법주정차가 개선되지 않고 소방차 출동을 위한 양보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소방언론과 독자, 또 국민들에게 안전한 생활을 만들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인류문명의 발달은 불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시대변화에 따라 불의 사용도 다양하게 변화돼 왔습니다. 과거에 난방의 주 연료로 사용하던 목재나 연탄 등에 비해 요즘은 유류나 전기·가스 등의 난방용 에너지는 사용하기 간편하고 효율성이 높은 반면, 화재시에는 단순히 불꽃에 의한 연소피해에 그치지 않고 폭발이나 감전 등에 의한 인명피해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건축자제나 실내장식재도 대부분 폴리에스텔 등 고분자 합성화학물질이 주종을 이뤄, 화재시 발생하는 유독가스의 치명적인 위험성까지 높여 인명피해의 위험은 한층 더 커지게 됐습니다.
편리성에 비례해 위험성도 높아지는 불의 양면성, 일찍이 제우스신이 프로메테우스에게 이르기를 ‘인간에게 불을 주지 말라’고 했음에도, 프로메테우스가 죽음을 무릅쓰고 인간에게 불을 내렸다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은 이와 같이 불이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유용하지만, 이면에 큰 위험성이 함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시에서는 모두 880여 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해 사망 20명, 부상 49명 등 69명의 인명피해와, 약 3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는데 이중 40%에 해당하는 355건의 화재가 겨울철인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우리 서부소방서에서도 해마다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해 지난해에는 전국의 소방관서 중 우수추진기관으로 선정돼 행정자치부장관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지역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 화재 등 재난사고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시민들이 각자의 가정과 직장에서 화기에 관련되는 전기, 가스, 유류 등의 난방이나 취사기구 취급시 화재예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소화기 비치 등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하는 철저한 안전의식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안전은 결코 다른 사람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평범한 교훈을 되새겨 모든 국민들이 화재 없는 안전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도록 불조심 생활화에 다함께 동참해 줄 것을 바랍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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