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갑 종  남동소방서 서장

인터뷰를 위해 서장실로 들어서는 순간 제일 처음 받은 느낌은 ‘덥다’라 것이었다.
본지 기자가 들어가서야 송갑종 서장은 스스로 에어컨을 틀었다. 초여름부터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하던 여느 서장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허례허식에서 벗어나 현장감 있는 봉사가 자신이 목표로 했던 ‘진짜 소방’이라고 말하는 송 서장의 모습에 어릴 적 머릿속으로 그리던 ‘소방관 아저씨’의 푸근함이 느껴졌다.

소방의 길로 들어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제가 소방에 입문할 시기인 70∼80년대는 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해 사회 안정이 요구되는 시기였습니다.
지금이야 소방이 하는 일에 대해 홍보를 많이 실시해 119 소방관하면 ‘좋은 아저씨, 위급할 때 도와주는 분들, 어린이 희망 직업 1 순위’라고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소방의 이미지는 ‘불 끄는 사람’이라고 인식되던 것이 다였던 시기였죠.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들의 행위보다는 화재예방활동과 남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 열심히 사회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크게 와 닿았다고 할 수 있죠. 그러한 마음에 매료돼 1979년도에 제 2기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에 응시하게 됐고, 합격이 되면서 소방인의 길을 걸어오게 된 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조·구급 사건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소방에 몸담아 온 시간이 벌써 28년이 지났습니다. 2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기억에 남고 또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이 있었죠.
현장에서 같이 고생하고 친하게 지내던 직원이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경우도 있었고 ′99년 인천 중구 인현동 히트 노래방 화재사고와 ′02년 인천 중구 북성동 경향여인숙 방화 사건도 잊을 수 없습니다.
히트 노래방과 경향여인숙 방화사건 모두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 사고로 화재의 예방과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고는 화재에 대한 국민의 의식개혁과 더불어 소방에서도 화재예방활동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 이점도 있지만 아직도 사고의 후유증으로 병마와 싸우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계양소방서장을 역임하셨지만, 남동소방서는 그와는 다르게 개서 첫 서장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셨을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셨는지….
우리 서(署)는 구 남부소방서로서 1987년 8월 남동구 구월동에 개서한 이래 지난 21년간 한자리에서 인천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힘써왔으며, 지난 2007년 9월 남동소방서가 개서하고 관서명칭 및 관할지역을 변경하기 전까지는 인천광역시 전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인천소방의 중심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의 남동소방서는 행정기관, 문화 공간 및 주거공간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초고층 아파트의 대단위 개발에 따른 소방 수요 급증과 복잡 다양화된 다중이용시설 밀집에 따른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또 시민 의식수준 변화에 따른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소방의 영역으로 조직 내부의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실정이죠.
지역 여건 및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안전대책을 통한 안전기반을 조성하고 소방발전협의회 및 지역 방화관리자·위험물안전관리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자율방화관리체제의 완벽한 정착과 시민을 먼저 찾아가는 행정을 통한 고품격 안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 소방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구조·구급과장과 방화과장을 역임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의 이력이 현재 수장으로서의 지휘하는데,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남동소방서는 지하철역사, 백화점, 행정기관, 다중이용업소, 공장 등 대형화재취약대상과 도시 개발에 따른 대형 공사장이 산재한 안전상 취약요인이 상존하는 인천 속의 또 하나의 도시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시설별·업종별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재난취약요인을 도출하고 철저한 예방점검을 통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안전관리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의 안전이 우리 가족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재난사고 대비 초기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차 출동로 확보훈련, 취약대상 자위 소방대 합동 소방훈련 및 재난대비 긴급구조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재난 유형별 매뉴얼을 제작해 전 직원이 휴대함으로써 화재진압능력 향상 및 체계적이고 신속한 현장대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동소방서 관할 구역은 주요 행정기관과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한 지역으로, 화재나 사건·사고에 취약한 지역입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특별한 안전관리대책을 가지고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우리 서(署) 관할지역의 안전관리대책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화재 시 대형인명피해와 행정업무의 마비가 예상되는 대형화재취약대상 및 행정기관에 대해서는 합동정밀소방검사와 현장예찰활동을 통한 화재예방활동과 관계자 소방안전교육, 방화관리능력 평가를 통한 자율방화관리체계 구축하고 있어요. 또 화재 발생에 대비한 가상화재불시출동훈련 및 도상훈련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재난대비 초기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복잡한 내부구조와 가연성내장재의 사용으로 대형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 대상별 소방담당제를 운영, 현장예찰활동을 통해 소방시설 유지관리 방법 및 화기 취급 시 주의사항 등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 관계자 소방안전교육을 통한 안전의식 고취 등 적극적인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중·소업체가 밀집된 소규모 공장 밀집지역에 대해 적극적인 소방안전점검과 야간 기동순찰 등을 통한 화재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샌드위치판넬의 건축허가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둠으로써 화재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함과 동시에 매월 기업체에 대한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넷째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초고층 아파트의 화재예방을 위해 부녀회원 등 아파트 주민의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해 소방안전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Messenger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안전문화 정착과 신뢰성 있는 소방이미지를 확립하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내 소방차 출동로 확보 및 도상훈련을 통해 초기 대응능력 배양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다 합리적인 소방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소방행정자문위원회, 응원협정위원회 등 지역안전대책협의회를 구성해 기관 간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위한 대책마련, 유관기관 현지적응 소방훈련 및 통합감시시스템 구축을 통한 국가 주요시설물 등을 보호해 시민생활안전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부드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대를 대해야 상대도 마음을 열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동참하려는 의지를 갖게 됩니다. 소방여러분, 시민과 국민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십시오. 그것이 안전한 사회의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남동소방서에서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 안전교육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것들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 서(署)에서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1학교 1소방관 담당제를 운영하고 이동안전체험차량을 활용해 각 학교를 순회하면서 생활 속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금요일에는 구월119안전센터에서 ‘어린이 소방현장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3년 시작한 이 체험교실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안전교육과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매년 1만여 명 이상의 어린이가 참여할 정도로 어린이들과 학부모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소방현장 체험프로그램은 어린이에게 소방현장활동을 직접 체험케 함으로써 안전의식 함양, 소방관의 친근감 조성 및 안전 생활화의 기틀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우리 소방서 뿐 아니라 전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공사 중인 119안전체험관은 시민 누구나 방문이 가능한 소방안전체험의 공간으로서 본서 뒤편에 지하 1층에서 지상 7층 규모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8월 말 완공될 체험관에는 영상관, 전시관, 재난대비피난체험관 등으로 꾸며질 계획이며, 인천 최고의 체험학습장으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안전 분야의 권위자로서 이제 막 소방에 입문한 후배들과 소방분야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천은 현재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등 국제행사를 준비 중이며, 송도·청라·영종지역의 도시개발이 완료되면 전혀 새로운 도시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변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내가 변해야 남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과 같이 과거의 낡은 관습과 형식을 버리고 신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의지로 자기혁신과 분야별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소방조직이 지금까지 인천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전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은 부드럽고, 온유하고, 아름답고, 열린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 보여 질 때 ‘국민이 신뢰하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소방’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생활 소방’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종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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