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환  의용소방대 연합회장
류진환 회장을 인터뷰 하면서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권위의식 보다 의용소방대원의 한사람으로서 봉사라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일을 수행하는 모습에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봉사를 마음의 보물이라 생각하는 류진환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처음 의용소방대에 입대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십니까?
희생하고 봉사하는 119 대원들의 활동사항을 TV나 매스컴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의용소방대라는 봉사단체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저는 단순히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라이온스 클럽과 로타리 봉사활동, 비행청소년들의 선도활동을 통해 지역봉사활동에 매진하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1994년 대덕군 의용소방대가 대전광역시로 흡수되면서 중부소방서 의용소방대 제8지역대가 신설됐고, 이에 중부소방서 서장님께서는 각 동의 동장님들께 지역대장직 추천을 의뢰했습니다. 그동안의 봉사활동을 좋게 평가해준 지역의 동장님들은 저를 추천해 제8지역대장으로 몸담게 됐고, 그 계기를 발판삼아 중부소방서 의용대장을 거쳐 오늘날 대전광역시 연합회장 자리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가 저를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과,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지 말씀해주세요.
지금까지 해 왔던 의용소방대 활동을 생각하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꼽으라면 2004년에 발생한 식장산 산불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월의 건조한 날씨 탓에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습니다. 때문에 1박 2일에 걸쳐 숲이 타들어 갔지요. 산 능선을 타고 계속해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보며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대규모의 큰 불을 119 소방대원과 함께 우리 의용소방대 전 대원이 밤을 세워가며 진화작업을 펼쳤습니다.
저 역시 함께 동참해 노력했지만 화재를 진압하고자 하는 하나의 목표를 축으로 의용소방대원들의 한결같은 마음과 똘똘 뭉치는 조직력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봉사야 말로 진정한 봉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같은 해 3월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인삼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폭설로 피해 농가 농민들의 근심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지요. 만만치 않은 제설작업과 함께 인삼밭 제반시설의 복구로 약 보름간의 복구 작업을 실시했고, 우리 의용소방대의 복구 작업을 통해 피해농가 농민들의 표정이 차츰 밝게 변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인삼밭이 무너지면서 재산피해가 생겨 안타깝지만, 이처럼 도움의 손길로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기에 의용소방대 활동의 보람을 느낍니다.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반 시민들 중에는 의용소방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이 많습니다. ‘의용소방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의용소방대는 소방공무원들의 소방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그 지역의 주민 중 희망하는 사람으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그렇다 보니 각자 생업활동을 하며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조금이나마 지역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용소방대 조직은 소방조직이 설치되기 이전부터 구성돼 화재 진압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는 경방단에 통합돼 소방 활동을 해 왔습니다. 또한 정부수립 후 전후 복구사업 및 국토재건에 참여했으며, 6.25 사변을 겪는 과정에서 향토방위 협조 등 지역의 발전과 안전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이렇듯 의용소방대는 소방의 원조이자 전신이며 1925년 4월 1일 최초의 경성소방서가 설치되기 이전까지 광범위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흔히 말하는 의용봉공이 아닌 진정으로 투철하고 적극적인 지역단위의 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했습니다.
소방조직의 양적, 질적 성장이 이뤄진 지금에도 의용소방대원은 화재현장 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 현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방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화재나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 사회의 안전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현재는 여성의용소방대를 주축으로 독거노인·불우이웃돕기와 지역병원과 자매결연으로 1달에 1번 식사를 제공하고 간단한 건강검진을 실시해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활동이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봉사를 마음의 보물로 지닌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의용소방대라고 생각합니다.

봉사를 마음의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의용소방대 이며, 진정한 나눔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자전거 순찰대’ 발대식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요업무와 이로 인해 얻어질 기대효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자전거 순찰대는 녹색교통이라고 할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해 시민의 안전에 깊숙이 다가가기 위해 마련한 사업입니다.  
지난 4월 25일에 둔산 대공원 남문광장에서 의용소방대 자전거순찰대원 328명이 모여 자전거 순찰대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주요 임무 중 첫 번째로는 자전거를 이용한 거주지 주변 순찰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화재발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건조기나 특별경계근무 기간 중에 지역대별로 관할구역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실시하고, 순찰 중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안전지도 실시 및 불안요소를 제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방관련 불법사항이 있을 때에는 119 및 관할 안전센터에 신고하고 어린이·청소년 지도활동과 시민들의 민원안내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화재현장 등 각종 재난 출동 시 자전거의 활용입니다.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지역이나 차량진입이 곤란한 장소, 산불발생지역 출동 등 각종 재난현장에 차량이 진입하기 곤란한 지역을 자전거를 이용해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시정활동에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대전광역시에서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박성효 대전광역시장을 비롯한 전시민이 앞장서서 자전거도로 확장 추진 등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의용소방대원들도 에너지 절약 및 시정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순찰대를 통해 에너지 절약과 빠른 출동으로 장점을 살려 더욱 활성화 시키고자 합니다.

류진환 연합회장님께서 취임하신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시간을 되돌아 봤을 때 이뤄낸 성과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대전의용소방대 연합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많은 일들이 추진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진국 의용소방제도와 조직운영 사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실시한 해외연수사업입니다. 이에 금년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3박 4일간의 일본연수를 추진해 의용소방대원 11명이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해외연수를 통해 선진국의 의용소방 정보수집 및 국제적 마인드 제고, 현지체험을 통한 안전의식 전환 및 자긍심 고취 등 의용소방대의 역할을 비교 분석해 벤치마킹 하고자 추진하게 됐습니다. 해외의 의용소방대 장점은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접목하고, 대전시의 비전과 과학도시 홍보를 실시해 대전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돌아왔습니다. 또한 전국최초로 의용소방대 전용홈페이지를 구축해 대전 의소대인들의 화합과 교류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주요활동 내역들을 자료화 하는 것은 물론 대원들의 만남의 장 제공과 정보교환을 통해 의용소방대 정보공유 및 공감대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는 서해안 태안지역 기름유출 제거 봉사활동에 저희 의용소방대원 19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기름오염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기름제거 작업과 실의에 빠져있는 태안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실시해 구슬땀을 흘리고 돌아왔습니다.
많은 일들을 추진했지만 아쉬운 부분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선진국 소방제도와 조직운영사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11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왔지만 조금 더 많은 대원들이 참석해 선진국의 의용소방제도에 대한 정보수집 및 현지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해 다음 기회에는 더 많은 대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올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2008년도 후반기 중점 사업과 목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지역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또 추진 중에 있습니다.
첫째로는 도시환경에 적합한 의용소방대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의용소방대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추진함으로써 지역별 특성에 맞는 소방교육 및 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공단지역, 연구소 밀집지역 등 특화된 훈련실시와 소방관련 전문자격 보유자의 적극 영입 및 기존인력의 전문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화재예방홍보, 캠페인, 계도활동 등의 적극적 전개로 시기별, 계절별에 따른 예방활동방안을 강구하고 지역 소방안전 예찰제 운영으로 생활지역에서 발견되는 위험요소 제거, 지역순찰을 통해 화재예방 및 경각심 고취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두 번째로는 안전문화정착을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과 더불어 아픔을 같이하는 봉사활동 전개입니다. 백화점, 대형할인점, 공원 등 시민이 많은 곳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체험의 장을 운영해 안전상식과 응급처치 방법을 제공해 응급상황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 각종 축제 및 행사 시 화재예방 계도활동을 실시하고 언론매체 및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해 의용소방대의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정업무에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3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에 우리 의용소방대원들이 적극 참여해 1가족 1그루 나무심기, 묘목 나눠주기 등으로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자전거타기 추진으로 의용소방대 자전거 순찰대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안전 분야의 선두 주자로서 의용소방대원들과 안전불감증을 가지고 있는 국민여러분께 안전한 삶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대전 의용소방대원들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지킴이로서 지역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와 안전사고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생활 주변의 사소한 것이라도 사전에 대비함으로써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대전 만들기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이에 시민 여러분께서도 대전 의용소방대의 화재 및 재난에 대한 예방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로 안전한 대전 만들기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박상권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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