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용 현  춘천소방서 서장

춘천소방서를 들어서는 순간 넓은 규모와 분홍빛 관서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때마침 소방서 견학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춘천소방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춘천소방서
겨울의 낭만을 가득 안은 호반의 도시 춘천을 책임지고 있는 춘천소방서는 1946년 12월 15일 강원도에서는 최초로 26명의 소방인력과 펌프차 2대를 보유하고 본격적인 소방 활동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6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춘천시, 양구군, 화천군 이렇게 3개 시군을 관할하며 총 217명, 73대의 소방력을 갖추고 개서 당시 10배 이상의 양적, 질적 성장을 해오면서 주민의 안전지킴이로서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다.
특히 호수와 산이 많은 관할지역의 지형적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재난 유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3과 8담당 7개 119안전센터를 구성했고, 1구조대, 1수난구조대 9개 119 지역대로 조직돼 모든 조직적 시스템과 업무매뉴얼에 의한 현장중심에 역점을 두어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직원들의 소방업무 능력 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야구·축구 등 체육동호회의 활성화와 체력단련실을 개관해 직장 내 단결과 화합하는 분위기 조성으로 활기찬 직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또 노후화된 펌프·구급차량·화재진압·구조구급 장비를 교체하거나 보강해 유사시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지역대·센터, 의용소방대 청사 신축 등 청사환경 개선사업을 지속 추진해 질 높은 행정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도 의용소방대의 전문성을 기하고 목조 문화재 화재대응 매뉴얼 적응훈련 및 소방 활동 자료조사 진압작전도 작성, 실전적인 현장 활동 숙달훈련을 통해 재난사고를 대비한 체계적이고 신속한 현장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봉사단체인 사랑나눔회를 통해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고 따뜻한 정을 나누고자 다각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산간 오지지역과의 1서 1촌 자매결연, 사랑의 연탄 전달, 의무소방원 무료공부방 운영 등을 통해 이웃사랑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방안전교육
어떠한 사고나 재난이 발생한 후에 처음처럼 되돌려 놓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쉽지 않다. 춘천소방서는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사고수습 및 복구에 온 힘을 다해 대처해 나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예방적 차원에서의 소방안전교육을 통한 사전 대비가 가장 큰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에 소방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전 세대에 적용해, 상시 소방안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소방안전조기교육으로 춘천소방서 역시 어린이 안전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유아 및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소방서 견학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함으로써 화재 발생 시 대처요령, 실제 교구를 통한 물소화기 사용법, 119 신고요령 등 체험을 통해 몸소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흥미를 돋울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춰 재미를 가미해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도내에서는 최초로 어린이 「위기탈출 넘버원」 행사와 초등학생 심폐소생술 경진대회를 개최해 어린이들이 안전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건장한 성인의 경우에는 화재 발생 시 소화기 등 소방시설 사용법 등에 중점을 두고 PPT 자료를 이용한 시청각 교육과 함께, 실제 소화시설 사용 실습을 병행해 교육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도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는데, 화재진압위주의 교육보다는 대피요령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단체나 기관의 안전교육으로는 소방합동훈련과 안전교육을 병행 실시해 자위소방대의 역할과 안전책임의식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춘천소방서는 개서 60주년을 기념해 2006년 개관한 소방자료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몇 없는 소방자료전시관으로 전시 물품 139종 238점을 보유하고 있어 소방서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지나간 소방역사의 과거와 오늘을 보여주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겨울철 안전대비
춘천은 특히 지리적으로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고 편리한 도로망 구축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가족과 즐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어 천혜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기에 근래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고, 특히 주말이면 관광객이 집중돼 이에 따른 운전 시 교통문제, 스키장 리프트 사고와 같은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한 인명구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건조한 날씨 때문에 화재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강촌 스키장 개장과 함께 리조트 이용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각종 안전사고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강촌리조트 측 스포츠 운영팀 안전요원과 구조대원들과의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확립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출동대비태세를 갖춰 인명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또 리프트 고장에 따른 안전사고대비 합동 인명구조훈련을 구조대원과 리조트 안전요원이 함께 참가해 신규 장비조작법의 숙지와 신속 정확한 인명구조 기법을 숙달토록 한 바 있으며, 이 역시 상시 실시할 계획이다.
스키장의 시설확인과 구조장비 점검 및 정비를 통해 언제나 100% 가용토록 사전에 확인하고, 시설관계자에게 리프트별 자체 안전장구 설치를 독려하는 등 안전대비 생활 및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화재오인 소방차량 출동 줄이기
지난 2008년도 춘천소방서 화재출동 건수는 총 744건으로 그 중 31%인 231건이 연막소독, 농부산물, 쓰레기 소각 등으로 일부 시민들이 화재로 오인할 만한 행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화재 오인 신고로 불필요한 소방력이 낭비 되는 것을 막고자 강원도 화재 안전관리 조례가 강원도 조례 제3,237호(2007.12.28.)로 제정됐다.
쓰레기나 부산물을 소각할 시에는 반드시 사전에 소방 관서에 구두, 서면, 팩스 등을 이용하여 분화신고를 해 화재 오인 출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지난 12월 1일부터 화재 오인 출동 행위자에 대해 강원도 화재안전관리조례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춘천소방서는 화재로 오인할 만한 행위로 필요치 않은 곳에 소방력이 쓰이지 않도록 춘천 시민의 많은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이처럼 대민행정과 지역봉사활동, 그리고 동절기 안전대책이 어우러진 시책 추진으로 주민에게 다가오는 소방행정서비스를 실현해 안전사회구축을 위해 오늘도 춘천소방서 전 직원은 불철주야로 노력하고 있다.

INTERVIEW

낭만의 도시 춘천을 지키는 춘천소방서의 수장 유용현 서장을 만나 2009년 새해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소방분야에 입문한 후 지금까지 지내오시면서 소방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까?
군 전역 후 직업 선택의 기로에서 여러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 중에 제복공무원에 호감이 가 관심을 갖게 됐지요. 때마침 소방공무원 채용시험 공고가 난 것을 알게 됐고, 응시한 결과 합격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공직생활이 어느덧 30년이 다됐네요.
업무특성상 위험이 뒤따르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24시간을 꼬박 일하는 2교대 근무체제, 노후한 장비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업무에 임하며 어렵고 안타까운 순간도 많았습니다.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요즘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소방공무원에 대한 처우개선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열악한 근무환경은 소방관들의 희생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리 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주의를 한다 해도, 업무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하루빨리 구축돼야 하나 현실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최일선의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국가차원에서 인력충원과 지원이 있어야만 근무여건이 개선되고, 사고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 됩니다.
소방에 투신해 30년 넘게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 것에 보람과 긍지를 느낍니다.  

공직자로서 청렴한 공직생활을 위해 서장님께서는 직원들에게 어떠한 교육을 하고 계십니까?
시민은 우리의 부모, 형제라는 생각을 갖고 친절하고 신속하게 처리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방행정 변화에 맞춰 ‘클린소방’ 정착과 ‘의식개혁’을 위한 정신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소방분야의 투명성 제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행동강령 및 청렴은 서장 스스로의 의지에 있다고 보고 구성원 모두에게 주기적으로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직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다짐 서명운동과 청렴실천 결의를 실시했고, 정기적으로 청렴도 측정 등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명절연휴가 다가오면서 공무원행동강령에 위반되는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입니다. 이에 자체 특별감찰 활동을 통해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공직자 스스로 행동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본연의 본분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도록 개인별 청렴이행서약서를 받는 등 공무원 청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춘천의 수장으로서 지난 2008년을 평가하고, 2009년 춘천소방서를 이끌어 나갈 포부와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우리 춘천소방서에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성취와 보람이 있는 2008년이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소방관들의 격무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지만 3교대 근무체제를 시행했고, 공기호흡보호장비 정비실을 구축하는 등 소방장비 보강을 통해 고품격 안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소방교육과 체험, 도내 최초 나 홀로 지역대 전담의용소방대 운영, 화재특별경계 100일 작전 추진 등 전 방위적인 재난대응 및 예방 활동을 전개했고 그 결과 전년대비 화재가 약 8% 줄어드는 등 우리 지역은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조용하고 안전하게 한 해를 잘 마무리 했습니다.
다가오는 2009년 기축년은 소의 해입니다. 예부터 소는 주인을 위해 우직하게 일을 하듯이, 30년 넘은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한 시책 추진과 시민들의 안전 및 편의를 위한 행정을 전개하겠습니다.
또한 새해에는 ‘1인 1자격 취득’ 운동 전개 등 개개인의 능력향상에 주력함은 물론이고, 소방인력 충원 시에는 3교대 근무 확대시행, 소양·효자·석사청사 이전 및 신축 등 환경개선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로써 활기차고 의욕적인 관서 만들기에 힘써 직원간 단결과 화합으로 안전을 지키는 소방공무원의 소임을 다해 한 발 앞선 소방행정 실천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소방에 입문한 후배들과 소방분야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들,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안전한 삶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화재 사례에서 보듯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안전 불감증으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사고원인 분석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땜질 처방으로는 우리의 안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안전에 대한 가치관을 바로 새워야 행동과 실천을 동반할 수 있고, 그래야 우리의 안전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정과 직장에서 화재 및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막는 길은 일상생활 속에서 행하는 철저한 관심과 예방이 최우선입니다. 평상시 불안전한 요인을 조기에 발견해 신속히 안전하게 대처하도록 하는 습관을 갖고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재인식해 성숙된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소한 부주의가 엄청난 화를 가져오듯이 사소한 것이라도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몇 번이라도 돌이켜보는 의식의 전환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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