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소방서 장진홍 서장

일산신도시는 서울 중심부에서 북서쪽 경기도에 위치해 있으며, 행정구역 상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에 속해 있다.
일산은 국내 최초로 인공 호수공원을 만들어 물과 나무 등 자연적 요소를 도입해 자연생태계를 재현한 환경공원 조성으로 친환경 도시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대규모 국내·외 행사를 개최하는 국제전시장(KINTEX)과 경기도 문화컨텐츠사업의 메카가 될 한류우드 설치추진으로 경제와 문화의 도시로도 거듭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살기 좋은 도시로 정평이 나있는 일산 신도시에 위치한 일산소방서는 종전의 고양시 전체를 관할하던 고양소방서로부터 분리돼 지난 2005년 9월 개서를 시작으로 1구조대·5개 센터, 총 15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고양시의 일산서구, 동구 55만여 명의 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일산소방서는 일산 이라는 도시이미지와 어울리기 위해 딱딱하고 무거운 관공서가 아닌, 친구 같고 언제나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는 ‘시민에게 친근한 소방’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특히 소방서가 일산지역 젊은이들의 모임마당이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쇼핑몰 라페스타(Lafestar)가 위치한 장항동 중앙로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주민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문턱이 높은 타 관공서와는 달리 주민들이 소방서 앞을 약속 장소로 잡고, 소방서 입구에 마련된 쉼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웃집 같은 관서

일산소방서의 시민 사랑은 관서 서재 ‘지경재(紙鏡齋:거울을 보고 용모를 가다듬듯 책을 마음의 거울로 삼아 자신을 갈고 닦음)’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경재는 일산소방서의 김충식 前 서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소방서의 자랑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당시 조선일보사와 대한출판문화협회주관으로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이 한창일 무렵 ‘24시간 출동대기 중인 소방서 직원과 주민들을 위해 소방서에 서재를 만들어 달라’는 사연이 조선일보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경재’의 문이 열리게 됐다.
응모가 발탁 된 뒤, 출판 협회와 조선일보 문화부로부터 도서 273권을 기증 받아 관서 1층에 도서실을 설치했으며, 지경재라는 이름은 한양대 정민 교수가 직접 작명해 주었다.
도서관이 개관하면서 소방서 직원뿐 아니라 일산 지역주민을 위한 도서실을 개방·운영해 직원들에게는 독서를 함양케 했고, 지역주민과 민원인에게 딱딱한 느낌의 소방서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밖에도 일산소방서의 책 사랑은 홈페이지 ‘독서 사랑방’을 통해서도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제2소방재난본부로부터 관할 소방서를 대상으로 소월책 운동을 추진해 왔다.
소월책(消月冊)은 1소방관+1月+1冊 이상 읽고 표현하기라는 뜻으로 일산소방서 직원들은 지경재에 비치된 책을 매 월 한 권 이상 읽고 소방서 홈페이지 독서사랑방 코너를 통해 모든 직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독서 감상문을 쓰는 것이다.
이처럼 일산소방서는 시민들에게는 물론 직원들에게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를 갖고 책을 읽는 등 마음의 양식을 키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이러한 작은 배려가 시민들로 하여금 옆집 같은 소방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일산소방서의 매력은 양면성에 있다, 지경재와 독서 사랑방을 통해 일산소방서의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만을 봤다면 아직 그들의 매력을 다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시민들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사고 현장과 안전관리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인다.
소방방재청은 4월 초, 올해를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전국 소방관서에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는 원천적 화재저감과 화재피해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 강화와 함께 환경변화에 따른 소방작전, 전술 원점 재검토를 통해 화재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소방장비 유지관리를 통한 출동태세 확립과 현장대응력 강화, 국민과 함께하는 119구조·구급서비스 선진화로 구명률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일산소방서 역시 소방방재청의 목표의 동참하기 위해 관서에서 ‘화재와의 전쟁’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일산소방서는 올해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저감시킨다는 것을 추진 목표로 세웠으며, 이를 위해 지난 3월 3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이를 위한 운영조직 및 인력을 편제한 상태다.

또한 추진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세부 계획으로 ▲화재현장 도착시간 단축 ▲소방작전 전술 재정립 ▲현장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물화재 가상훈련 실시 ▲우수한 성능의 구조·구급 장비 확충 ▲구조·구급대원 전문성 강화 ▲비상구 폐쇄 등 신고포상제 시행 ▲화재보험 자율가입 홍보·안내 ▲안전관리 관계자 등 교육 강화 ▲화재보험 자율 가입 계도 및 권장 ▲다중이용업주 등 소방안전관리 능력 배양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민의 수호천사 의용소방대

제2의 소방관이라 불리는 의용소방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지역사회를 위해 하고 있다.
일산소방서의용소방대 역시 독거노인봉사활동 및 각종 재난현장 보조 활동 등 수행하고 있으며, 그 역사와 전통이 100여년이 됐다.
일산의용소방대 김병곤 연합대장과 김미라 연합대장은 142명의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합심해 화재예방활동의 일환으로 불조심 캠페인 등 홍보활동과 소방차 길 터주기 등의 안내 활동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으며, 비상사태나 대형화재 시에도 재난현장에서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정예 여성 소방대로 구성된 ‘119천사’를 운영, 학교 및 기업체 등을 순회하면서 소방안전교육 및 심폐소생술 보급을 통해 응급환자 발생 시 예방처치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
각종 응급처치교육이나 소방안전교육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소방서로 문의해 보자. 그곳이 어디든 그들을 찾는 곳이라면 한걸음에  ‘119천사’가 달려갈 것이다.
일산소방서는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안전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두며, 필요한 사람에게는 먼저 찾아가고 있다. 또한 일류도시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안전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세계최고 도시에 맞는 초일류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달린다.

INTERVIEW

일산소방서의 수장으로 앞으로 서(署)를 이끌어갈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역사적으로 볼 때 시대는 변화하고 그 흐름을 읽지 못해 대응하지 못한 경우 역사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구한말 우리나라가 그러했고 과거 아르헨티나가 개혁을 하지 못해 그러했습니다.
지금 소방이 처한 시대의 흐름은 국민을 더 만족시켜야 하고, 이제까지의 업무를 넘어서 확장된 소방역량이 요구되고 있으며 직장 내 강화된 신뢰를 바탕으로 완벽한 소방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저는 친근하며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지역주민에 게 소방서 공간을 개방하고 업무추진 사항을 공개할 것이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을 씀과 동시에 역량을 최대한 동원할 것입니다.

일산소방서에서 운영 중인 ‘119천사’에 대한 소개와 기대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여성의용소방대원 가운데 우수한 대원들을 중심으로 시민에게 소방안전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결성됐습니다. 80시간의 집중교육을 받은 119천사는 지역 사회의 교육기관, 공공기관, 복지시설, 어린이소방안전교실 등에서 심폐소생술과 소방안전을 교육하고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2일까지 80시간의 기초의학지식, 심폐소생술관련 교육과 평가를 통해 자질을 갖추었습니다.
또 일산백병원 응급의학과장의 기초의학 및 응급처지 교육을 받았고, 경기소방재난본부 공중보건의는 기초 해부학과 심폐소생술 관련 기초 지식 및 실습을 교육해주었으며, 구급대원과 함께 많은 시간 심폐소생술 실습을 했습니다.
119천사는 ‘4분의 기적이라 불리는 심폐소생술’을 널리 알려 지역 사회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며, 친근한 소방안전교육은 시민에게 안전문화가 정착하는 데 중심적인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방관의 복지는 끊임없이 문제화 되고 있는 사항입니다. 이에 대한 서장님의 견해와 일산소방서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어떠한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지….

소방공무원은 제복 입은 공무원 중 유일하게 24시간 맞교대를 하고 있습니다. 퇴직 소방공무원의 평균 수명이 58.8세에 불과하다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분석은 근무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격무와 과도한 스트레스로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에게 필요한 ‘소방전문병원’ 공간 확보는 하루빨리 실현해야 할 우선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소방서에서는 직원들이 화재(각종재난)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테니스, 등산, 고축회(고양시 축구사랑 동호회), 자싸(자전거를 사랑하는 모임)등 동호회를 활성화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선후배와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직장과 개인적인 고민을 멘토링해 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동호회가 더욱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생각입니다.

  일산시민들에게 신뢰감 얻는 소방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우리 일산소방서에서는 시민들에게 좀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19천사단’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119멘토링’ 시스템입니다.
119멘토링은 원뜻대로 후견인제도입니다. 경제·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저소득층과 북한 이탈주민 자녀에 대해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고자 우수자원인 의무소방원을 멘토(조언자)로 활용, 지식 나눔을 통해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또 우리 소방서에서는 지경재라는 도서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늦은 나이에 학업의 열정을 가지고 만학을 실천하고 있는 방통대 유아교육과 학생들에게 매주 월요일 저녁시간에 지경재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일산 관내 단체에서 각종 행사 시 3층 강당을 대관해 지역주민들에게 문화향유와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소년가장, 독거노인과 같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구조대, 119안전센터에서 1사 1가정 돕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소년가장의 생일을 챙겨준다든지 졸업식에도 참석해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등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방서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방에 입문한 후배들과 소방분야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들,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안전한 삶을 위해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소방의 역사는 격동의 시기였으며, 지금 또한 우리 소방조직은 변화의 시기에 적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공무원하면 철밥통이라고 했던 시기는 이제는 지났으며, 공무원도 조직간 또는 타 조직간 경쟁적 관계에 있어 자만 없이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맡고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지요. 인도양 모리셔스 섬에 살았던 날개 짓 하기를 거부해 땅에서 살다 멸종된 도도새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안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소방인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한계는 있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은 국민 여러분 스스로 안전한 삶을 위해서 나를 정점으로 가정과 회사의 사소한 부분에 대해 불안전한 곳은 없는지 살피고 사랑하는 가족과 안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갖고 그 대화의 결과물에 대해 실천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즉 안전의식은 선진시민, 역량 높은 소방공무원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안전의식은 한순간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담배꽁초를 잘 버린다든지, 우리 집 앞 쓰레기나 눈은 내가 치운다든지, 우리가게 비상구는 내가 지킨다처럼 내가 먼저 실천할 때 사회의 안전의식 수준은 높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일산소방서 직장동료들도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도 우리 직장의 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나선다면 서로 믿고 일하는 멋진 직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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