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종 서장 서귀포소방서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에 등재돼 이제는 New7Wonder의 세계 7대 자연경관에 거론될 정도로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녔다. 또한 대륙과 해양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일 뿐 아니라 지난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한·일·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만큼 우리나라 미래 전략산업인 쪹MICE 산업의 최적지이다. 물론 여기에는 보이지 않은 노력이 숨어있다.
서귀포소방서는 개서한 이래 꾸준히 유관기관과 민간단체와의 지역안전네트워크 구축해 왔고 제주소방본부와 함께 회의 개최와 준비에서 필요한 모든 안전관리를 담당했다. 이런 천혜의 자연경관과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서귀포소방서에 대해 살펴보자.
서귀포소방서는 개서 당시(1980년 8월 1일)에는 남제주군 지역, 다음 해인 1981년 7월 1일 서귀포제 실시 이후에는 서귀포시 지역, 1992년 광역 소방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서귀포시와 남제주군 지역을 관할했다. 2003년 6월에는 서부소방서 직제신설로 남제주군 지역 중 서부지역인 대정읍과 안덕면 지역의 소방업무가 서부소방서로 이관했다. 2008년 9월에는 동부소방서가 개서함에 따라 서귀포시 동부지역인 성산읍, 남원읍, 표선읍 지역의 소방업무가 동부소방서로 이관돼 현재 서귀포시 12개 한 지역 254.89㎢를 관할하고 있다.

*MICE 산업이란 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의 약자로 서로 성격이 다른 산업회의와 컨벤션을 분리해서 진행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동일 시간대에 동일 장소에서 이뤄지게 해 회의 효과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시민과의 소통과 알권리 보장
서귀포소방서는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해 지역주민과의 공감대를 강화하고자 매월 1회씩 의용소방대와 NGO, 유관기관이 참석하는 ‘소통행정보고회’를 개최한다.
매월 초 개최하는‘소통행정보고회’는 도정과 소방행정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돕는 한편, 소방관서의 소방시책이 원활히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이 제도를 통해 화재 등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신속한 지역협조체제를 유도해 결론적으로 제주안전도시가 지향하는 자율적 의지에 의한 안전관리환경 조성과 재난에 대한 완벽한 현장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소방서 내에 ‘서귀포소방서, 119종합정보센터’를 마련해 주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119종합정보센터에는 영상자료(비디오테이프, CD) 263종 310개, 논문·정기간행물·연감 및 통계 등 소방자료 234종 482권, 도정자료를 포함한 일반도서와 기타자료가 402종 514권 비치돼 있다. 이 자료들은 시민의 알권리 보장은 물론, 소방행정자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안전의식 고취를 통한 사고예방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대형 화재 우리가 책임진다
2007년, 태풍 ‘나리’가 제주에 상륙해 기상여건이 악화되자 많은 선박들(해경추정 264척)은 성산포항으로 피양했다. 이때 정박해 있던 한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순식간에 강한 바람을 타고 피양 선박 전체로 연소 확대가 진행됐다. 설상가상으로 선박 내 적재된 LPG 가스와 유류탱크가 폭발해 성산포항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하지만 곧 현장 출동한 서귀포소방서 출동대의 신속한 조치로 화재는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고 진압됐다. 이날 화재로 제주 전역의 소방관서에 비상소집이 실시됐고 서귀포소방서를 비롯해 총인원 299명과 장비 29대의 소방력이 동원돼 약 7시간 동안 화재를 진압했다. 이들이 빈틈없이 대응한 덕분에 대부분 선박들을 지켜냈으며 또한 서귀포119구조대가 신속한 인명검색 및 구조활동을 펼쳐 인명피해가 부상 1명에 그치는 성과를 이뤄냈다.

깨끗한 제주, 부패 없는 행정
서귀포소방서는 전국의 모든 행정관 중 청렴도 최고기관을 목표로 단 1건의 부조리도 발생하지 않게 클린 소방 환경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례로 소방 활동 전 분야에 걸쳐 불편하거나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민원에 대해 ‘이의제기 보상제’를 운영해 시정조치는 물론, 사과 서한문 발송과 함께 제주사랑상품권(1만 원) 보상을 실시했다.
소방민원 담당자의 부조리를 예방하기 위해 식사시간대 방문 민원인에 대해 ‘청렴 식권제’를 운영해 소방관서에서 민원인에게 점심을 제공, 부패요인을 사전 제거함은 물론 민원상담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가 외부전문기관 또는 NGO에 의한 주기적인 ‘전화 모니터링’를 실시해 친절도 향상 및 청렴도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직원들을 위해 실천하는 복지
소방조직의 인력문제는 비단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2교대를 운영할 당시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소방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충원 및 조직 확대의 목소리가 커졌었다.
또한 살인적인 근무시간으로 현장 활동을 수행하는 119대원의 건강 및 복지 문제가 언론에 이슈화되고 갖가지 문제점이 도출돼 전국적인 3교대 근무가 시행됐다.
이에 전국 최초로 전면 3교대를 주창했던 제주소방본부에서도 3교대 근무 시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으나 증가하는 소방수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성종 서귀포소방서장이 결연한 의지로 ‘인력POOL제’, ‘의용소방대 Part-Time제’라는 대안을 제안해 소방관서 중 전국 최초로 현장부서 전면 3교대를 실시했고 제주도 내 전 소방관서로 확대 시행했다.

주민안전을 위한 대책과 찾아가는 봉사활동
소방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은 위해 당연히 필요하나 평상 시 효용성을 느끼게 해주는 행정조직이 아니다. 대한민국 군처럼 만일에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하는 예비적 방어조직으로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복잡 다변화하는 사회에서 사고는 쉽게 대형화 되고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는다. 따라서 현대 소방은 다양하고 적응성 있는 대응전략과 기술을 꾸준히 개발함은 물론 다양한 예방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 소방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봉사’라는 119정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안전시설 보급하고 화재보험 들어주기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 및 장애인 가구에 대한 119기초건강검진 서비스 및 원거리 병원 예약 이송제, 화재취약가구 119안전점검 등 다방면의 119복지행정을 시도하고 있다.
소방 수요의 대부분은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요구되고 있으며 이들은 사고 시 회생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이에 서귀포 소방서는 사회적 공공재의 대표로서 안전 분야에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진정한 국민의 벗으로 남고자 노력하고 있다.                      

-INTERVIEW
Q1. 서귀포소방서장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계십니다. 그간의 성과와 아쉬움에 대한 솔직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서귀포소방서장으로 취임하면서 준비했던 것은 지역 스스로의 상시적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요자가 되는 시민이 성숙한 안전의식과 안전관리에 대한 자기 책임성을 갖게 했습니다. 또한 소방관서는 완벽한 예방행정 구현과 동시에 지역 특성에 맞는 현장대응능력을 키워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대형 인명피해나 재산피해가 없었지만 어려운 시민의 곁에서 작은 도움이 되고자 실시한 사회적 취약계층 안전시설 보급, 화재보험 가입해 주기 등 119안전복지서비스를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Q2. 서귀포는 세계적인 휴양관광지입니다. 안전관리 측면에서 주거·공업 지역과는 많은 차이기 있을 것 같은데요, 서귀포소방서의 특징적인 사업분야나 업무목표는 무엇입니까?
서귀포는 환경적 특성상 농·어업과 더불어 관광이 주 산업입니다. 실제로 서귀포시민 대부분이 1차 산업과 3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주거·상업시설에 대한 안전뿐만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안전확보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 서는 항·포구 선박화재에 대한 안전대책 추진하고 서귀포를 찾는 관광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다양한 119구급서비스와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리정보에 취약한 관광객이 사고를 당했을 때를 대비해 주요 관광지와 올레길에 대한 지리조사와 기동순찰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환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구급대원이 통역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 환자처치 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에는 외국어 능력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전 소방대원이 외국어에 능통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Q3. 안전의식 향상을 위한 소방안전체험 교육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계십니다. 소방안전교육에 대한 서장님만의 철학과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현재 전국 소방관서는‘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인명피해 저감을 위해 갖가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원천적 화재저감을 위한 자기책임성 강화’입니다. 화재안전관리의 주체, 즉 소방수요자의 안전관리 책임성을 강화하여 화재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의 대상과 조건이 고려된 체계적인 교육 매뉴얼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소방서 내에 소방안전교육사 또는 BLS Instructor(기본인명구조술 지도자), 소방시설 기사, 기술사 등 관련 전문자격자나 전문자격 능력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서귀포소방서는 상황에 맞는 교육 매뉴얼에 따라 전문자격보유자 또는 10년 이상의 경력자들이 대민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자격자 양성을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소방시설 검사능력 교육’과 ‘1인 1자격증 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4. 앞으로 서귀포소방서를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이십니까?
소방은 한 개인과 그 가족으로서는 그다지 좋은 조건의 직장이 아닐 것입니다. 불이 나면 남들은 다 도피하지만 그 반대로 나아가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소방관이기 때문입니다. 적은 월급으로도 남들이 외면하는 위험하고 불결한 환경에서 고된 땀방울을 흘리는 사람이 바로 우리 119대원들입니다. 저는 같은 동료로서 이들의 애환을 위로하고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올 수 있는 즐거운 직장환경과 분위기를 만들 생각입니다. 또한 서귀포 지역의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추진할 것입니다. 8만3천여 서귀포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이곳을 찾는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신속하고 친절한 119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Q5. 제주도민과 제주도를 찾는 국민여러분께 안전한 삶을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전관리 이론가로 알려진 미국의 하인리히(H.W. Heinrich)는 그의 저서에서 ‘1:29:300 법칙’을 언급하면서‘사고는 예측하지 못하는 한 순간에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여러 번 경고성 징후를 보낸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 이론은 인적재난에 한정된 것이겠으나 안전에 대한 높은 주의와 관심은 사고예방에 탁월한 도움이 되는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제주‘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단지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만은 아닙니다. 올레길은 과거에도 있던 것입니다. 건강과 행복을 인생 목표로 삼는 현대인의 웰빙문화와 함께 여유롭고 만족하는 삶을 지향하는‘느리게 사는 지혜’가 이제야 올레길의 참다운 아름다움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여유를 갖고 항상 작은 주의를 기울이면 여러분의  삶은 행복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박상권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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