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소방서는 부산항의 안전을 책임지는 11개 소방서 중 하나로, 육상으로는 영도구와 부산항 연안지역, 중·동·구·남구 일부를 관할하고 있다. 해상으로는 강서구 가덕도에서 기장군 월내항에 이르는 해안선 202km와 부산항을 관할한다. 육지와 바다를 종횡무진하며 부산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항만소방서는 이제 영도에서 또 하나의 행복 이야기를 만들어가려 한다.

시민 안전을 향해 한 걸음 더
항만소방서는 지난해 9월 청사를 이전했다. 1981년 동구 범일동 청사에서 개서한 항만소방서는 주요 육상관할지역인 영도구와 4㎞ 이상 떨어져 있는데다, 부두 순환도로 및 영도구 진입로의 교통정체로 인해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한 출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오래전부터 청사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최근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부산항 부두순환도로 확장공사로 청사 일부가 도로에 편입되면서 영도구 동삼동으로 청사를 옮겼다.
항만소방서의 관할지역은 고지대 소방도로가 협소하고 항만부두시설 건조·수리 조선소가 산재해 있어 화재 발생 위험이 높다. 뿐만 아니라 해상을 통한 수출입 물동량과 부산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항만소방서는 영도와 범일 5동 등에 4개의 안전센터, 2개의 소방정대, 1개 구조대를 운영하며 191명의 직원이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10월 19일 신축 청사 개서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항만소방서는 “신청사 이전 개서로 영도구의 화재와 구조·구급 등 각종 재난안전의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동구지역의 안전센터와 소방정대, 감천지역의 소방정대 등과 더불어 부산 전 해상의 안전을 관할하면서 보다 질 높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 소방정대가 있어 선박 화재에도 안심
항만소방서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사건은 2008년 5월 13일 감천항 동편부두에서 계류 중이던 2000톤급 러시아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다. 이 선박은 북태평양 명태어장을 운항하던 중 선체 수리를 위해 감천항에 정박 중이었다. 선박 수리업체 직원과 선원 등 26명은 모두 안전하 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냉동실 분전반서 시작된 불이 갑판까지 옮겨 붙어 58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경 경비정과 소방정을 비롯해 동원 가능한 소방차가 대거 출동했으나 화염이 심해 선박 내부로 진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바다위에 떠있는 배에서 발생한 화재는 일반 건축물에서 발생한 화재보다 진압하기 까다롭다. 복잡한 내부와 좁은 통로 등 선박의 특수한 구조로 인해 다수분대가 동시에 진입하기 어렵고, 여러 척의 선박이 정박돼 있는 경우 화재 선박으로의 접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근 선박으로의 연소 확대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선박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선박 내부 구조에 대한 지식과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른 빠른 판단과 신속한 대응이 필수다.

항만소방서는 이처럼 까다로운 선박 화재에 대비해 소방정대를 운영하고 있다. 남항방파제를 기점으로 한 동편 항만과 연안지역을 관할하는 소방1정대와 서편 항만과 연안지역을 관할하는 소방2정대 총 2곳이다. 5~113톤에 이르는 소방정과 고속구조정, 굴절방수탑, 부력조절기 등 다양한 장비를 보유한 항만소방서의 소방정대는 선박 화재 진압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안전하고 행복한 부산을 위해
항만소방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태종대와 신석기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동삼동 패총유적지가 있는 영도지역을 비롯해 남항, 북항, 감천항, 다대포항, 신항, 가덕도 연안에 이르기까지 부산 전 해상을 관할하고 있다.
육상에서의 각종 재난뿐만 아니라 해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난사고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항만소방서는 「부산항 특별소방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후대책 못지않게 사전에 위험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항만소방서는 소방안전 교육·훈련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화재취약지구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보급하고, 바다 정화 활동 및 해상 안전 체험 등을 통해 부산시민이 보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선박 화재의 경우 승무원 합동교육훈련을 활성화해 자체 소방시설을 활용한 초기 진화, 대피요령 등 초기대응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밖에도 선박 관계법령에 따른 안전점검, 시설관리가 철저히 이뤄지도록 항만청, 한국선급협회 등 감독관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평시 기동순찰을 통한 현장예방활동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항만소방서는 든든한 안전지킴이이기도 하지만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먹거리 장터’를 운영해 판매금액 전액을 기부하는가 하면, 화재피해 주택에 쌀과 라면을 전달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좋은 벗이 되어주고 있다.
언제나 시민 가까이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는 그들, 항만소방서는 오래도록 부산시민들의 ‘키다리 아저씨’로 기억될 것이다.

김민정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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