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관리전담기구인 소방방재청이 출범한 지 1년 6개월여 지났다. 새해에 달라지는 재난관리 제도·정책과 국민안전을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과제를 소방방재청의 권욱 청장을 만나 들어봤다.』  

Q. 초대 소방방재청장으로 지난 2004년 부임한 후 ‘재난 없는 안전 한국 실현’을 모토로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지난 1년 6개월 여간 많은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는데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소방방재청은 ‘Safe Korea,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한국실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우선 상황관리체계를 총체적으로 개선하고, 현장 중심의 재난관리 행정을 강화했습니다. 수직·수평적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재난관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총괄·조정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했으며, 선진 자율형 참여안전 문화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아울러 국가 재난관리의 모든 분야에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으며, 자연재해대책법을 전면개정 했고, 사유재산피해 지원제도를 혁신했습니다. 또한, 풍수해보험제도의 도입기반을 마련, 복구지원체계를 체계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재난으로 인한 국민피해가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했습니다.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자연재해가 발생했던 지난 1996년, 1998년, 2001년 3년 동안의 평균 피해 상황과 비교했을 때 인명피해는 85%, 재산피해는 54%나 각각 감소해,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름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국민, 방재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재 및 재난관리행정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청 이후 재난관리행정 개선 정도에 대해 응답자 평균 57.5%가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휴대폰 긴급재난문자방송’ 서비스는 소방방재청에서 실시했던 사업 중 가장 효율적으로 추진됐다고 평가받았습니다.

Q. 국민안전을 위해 새로운 재난관리 제도 및 정책 등을 시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새해에 달라지는 재난관리 제도와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요.

새해에는 국민의 안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와 정책 등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첫째로 민방위 비상급수시설 및 비상대피시설 등을 지역 주민에게 전면 개방합니다. 그동안 비상급수시설 등은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돼 왔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주민들이 이 시설들을 안전에 대한 의식을 키울 수 있는 체험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특히 시설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특별관리를 해, 주민들을 위한 시설, 주민들에게 친숙한 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로 전 국민이 선진국 수준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대국민 응급처치 교육이 제도화됩니다. 전국 소방관서에 ‘시민개방 교육장’을 마련, 운영하고 CPR 교육 전담팀을 구성하는 한편 학교 교육과정에 응급처치 교육을 의무화합니다. 또한, 운전면허 취득 전에 안전교육 시 응급처치과목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셋째로, 119신고만으로 모든 구급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CALL &  CALL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그동안 119상황실의 신고접수자들이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119상황실에 1급 응급구조사를 1명씩 상시 배치해 응급의료 신고접수시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구조사가 직접 응급지도를 통한 구급서비스를 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현재 분리운영 되고 있는 119와 1339를 통합, 운영합니다.

넷째로, 내년부터는 태풍·호우시 사유시설피해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제도가 시행됩니다. 시설 및 경영규모에 관계없이 개인별 총 피해상황을 통합, 각 피해 규모를 등급화해(단, 30만 원 이상) 실제 피해액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 3억 원까지(2007년 2억 원, 2010년부터 5,000만 원) 피해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보상금은 시군구의 지원금 전담부서를 통해 One Stop으로 신속 지급할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구호적 차원에서 지원되는 복구비가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풍수해 보험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합니다. 태풍ㆍ홍수 등이 발생하면 현행 복구비 기준액의 최대 3배에 가까운 보험금을 보상해주는 풍수해보험 시범사업을 주택, 비닐하우스, 축사 등을 대상으로 충남 부여 등 9개 지자체가  실시하는데, 실제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자연재해 시 피해 복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섯째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기준이 일반적인 재해수준으로 완화돼 시군의 재정규모가 100억 원 미만일 경우에도 총피해액이 35억 원만 도달해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함께 국고지원절차가 현행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되고 선포지역과 선포 외 지역의 구분없이 재해에 대한 국고지원이 동일하게 이뤄져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으면 지역에 관계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해의연금 모집등록 및 배분위원회의 구성·운영을 통한 수요자 중심의 구호업무가 추진됩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재해 의연 금품 모집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 등록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재해 의연 금품을 모집할 수 있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해 의연 금품의 모집과 접수는 엄격히 제한됩니다.

이 밖에도 안전문화 정착차원에서 소방관서, 전국주유소협회 등은 ‘주유중 엔진정지 준수’ 홍보와 함께 강력한 단속을 시행하고, 안전점검시 청렴서약제를 도입해 안전점검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Q. 국내외 재난환경과 여건 등 재난관리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재난관리에 대한 장기 비전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재난예방책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후 수습, 복구 위주로 진행됐던 재난관리를 탈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예방중심의 방재정책을 진행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최근 실시된 국민의식조사에서 재난대비책으로 ‘대국민 교육·홍보 강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를 위해선 우선 홍보사업 등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방방재청은 범국민방재전문교육과 민관협력 사업을 할 계획이고, ‘(가칭)중앙재난안전교육센터’를 설립해 국민의 안전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재난교육전문가를 양성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방재연구소를 활성화하는 등 소방연구기능을 혁신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홍보나 교육 정책을 강화는 것 외에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 과제입니다. 지진 해일 등의 급박한 재난에 신속히 대처하려면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재난정보전달 및 대피시스템이 완비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피해의 최소화를 목표로 현행 통신 3사를 통한 재난문자방송 전달체계에서 자체 CBS 휴대폰 긴급재난문자방송 운용시스템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 자체시스템의 확보·운영으로 보다 신속·정확한 재난정보 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소방방재청은 총괄·조정기구로서의 역할을 정립하고, 궁극적으로 Safe Korea를 실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관계부처에서 소관별로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산불, 지진, 홍수통제, 유역별 하천관리 등의 안전관리 활동에 대한 조정 및 지원을 강화하고, 재난관리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국가 위기관리대책을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이 밖에 재난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들을 찾아 이에 대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특히 점검방식·규제·민원제도를 등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민제안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활성화해 고객중심,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민관·산업체 간 협력사업을 확대해 상호교류 및 공동 연구 등을 통한 산업안전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소방방재청의 역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개청 후 국가 재난관리시스템을 운용하면서 1년 6개월 동안 드러났던 일부 문제점을 보완·개선해왔습니다.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는 더욱더 자기혁신이 필요합니다. 예방 중심의 재난관리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역할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각종 국민보호망을 완비하고, 매뉴얼에 의한 재난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보다 체계적인 재난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Safe Korea,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한국』을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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