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2007년 1월에 찾은 경기도는 역차별적인 규제를 철폐하고 열악한 소방시스템과 교통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너무나 강렬해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된 곳이었다.
그리고 일 년여 만에 다시 경기도의 문을 두드렸다. 여전히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경기도는 지난해 설계한 희망을 하나씩 현실로 불러내고 있었다.

2007년 성과

2007년은 온갖 규제와 역차별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으로서 경기도의 내실을 튼튼히 다져온 한 해였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라면 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대중교통 환승할인제를 시행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환승할인제는 경기도민으로서 겪었던 상대적 차별감을 해소하고 칸막이를 극복한 광역통합행정의 역사적 사례로서 도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정책입니다.
12개월 미만 0세아를 위한 새로운 보육제도 도입, 아파트 품질 검수단 운영, 여권 발급을 비롯한 민원기간 단축, 120번 민원콜센터 개소 등 도민의 노력과 소중한 시간을 아껴드리기 위한 노력도 지속됐습니다.
또한 광교 명품신도시를 착공했고, 11개 지역에서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85억6백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유치는 ‘대한민국 투자 1번지, 경기도’의 진면목을 보여줬습니다. FTA 파고를 넘기 위해 농산물의 해외수출에 매진한 결과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미와 떡을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경기도의 무거운 짐인 3대 중첩규제-공장과 학교의 설립을 막는 수도권 규제, 군사시설로 인한 규제, 팔당 물과 관련된 상수원 규제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군사시설보호법 개정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아쉽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올해에는 우리 경기도가 새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과 동북아의 중심이 되고, 세계의 중심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 도민의 뜻을 받들어 기업하기 좋고, 교육하기 좋고, 살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나가겠습니다.

3대 신(新)발전전략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토발전 방향은 그동안 경부축상의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이뤄져왔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경부축상의 발전 동력을 서해안권·북부권·동부권으로 확산시키는 ‘3대 新발전전략’을 추진해 대한민국 신 발전 시대를 이끌고자 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서해안을 거대한 중국에 대응할 수 있는 신 발전거점으로 집중 육성하는 것입니다.
경기 서해안 지역은 김포·인천 국제공항과 평택항·인천항이 위치해 있으며, 서해안 고속도로와 넓은 간척지가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점입니다.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해 대 중국 경제협력과 국내·외 관광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시화호, 화성호 일대는 첨단 산업물류단지로 조성하고,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선감 해양체험 관광지구 조성, 2008 국제보트쇼와 요트대회 개최 등을 통해 서해안은 첨단산업과 관광·레저·문화를 두루 갖춘 동북아의 허브로 탈바꿈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경기, 인천, 충남, 전남, 전북 등 서해안 5개 시·도와 광동, 요녕, 산동, 천진, 상해 등 중국의 환발해 경제권을 아우르는 5개 지역 간 ‘5+5’ 글로벌 협력체제가 구축되면 서해안은 교류와 번영의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전략은 경기 북부를 남북교류협력과 평화통일에 대비한 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새로이 논의되고 있는 접경지역 내 경제협력 특구, 한강하구 공동 활용, 한강변 철책선 제거, DMZ 평화생태공원 조성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파주와 개성을 잇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서울~문산, 서울~포천 간 고속도로 착공, 경원선 철도 연장 등 SOC가 확충되면 북부지역은 전쟁과 분단의 최대 피해지에서 평화와 번영, 기회의 땅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반환되는 미군 공여지에는 대학촌, 첨단산업단지, 연구시설 등 산·학·연·관 클러스터를 구축해 북부지역 발전의 전초기지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전략은 경기 동부지역을 친환경 생태·문화의 거점지역으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동부지역은 불합리한 규제로 수십 년간 희생된 지역으로, 동부지역을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가꿔갈 것이며, 대통령 당선인의 대운하 건설추진에 발맞춰 획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하수도 처리율 제고, 생태하천 복원사업 등 수질개선을 통해 자연친화적인 전원형 명품주거단지를 조성하고, 광주 분원리 백자 전시관, 남양주 능내리 다산생가, 양평 양수리 연꽃단지 세미원을 잇는 삼각벨트를 아름답고 깨끗한 팔당호반의 생태·역사·문화의 명소로 만들 것입니다.

수해방지사업 현황과 성과

경기도는 지난 해 인터뷰에서 수해상습하천에 대한 예방과 복구, 사후관리가 미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수해취약하천 개수사업, 하도준설사업, 노후제방보수사업 등을 통해 수해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이상 집중호우로 수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고 있는데, 수해의 대부분은 정비되지 않은 하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2007년에는 재해예방사업을 위해 지방하천개수사업에 1,067억 원,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에 646억 원, 하도준설사업에 28억 원, 유지관리사업에 166억 원 등 1,90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호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지방하천 501개소의 개수율은 평균 83%로 전국 평균 66.3%에 비해 하천개수가 많이 이뤄졌습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지난 5년간 평균 70개소에서 37억3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나, 포천시의 경우 지난해 최고 강우량(334.5mm)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재해예방사업 및 철저한 하천 유지관리로 14개소(0.3km)에서 1억9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그치는 등 수해피해가 상당히 경감됐습니다.

경기도는 2008년에도 지방하천개수사업에 733억 원,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에 698억 원, 하도준설사업(하상 내 퇴적토를 제거, 통수단면을 확장해 유수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사업)에 38억 원, 유지관리사업에 233억 원 등 총 1,702억 원을 투자해 수해예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이·치수뿐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하천을 조성해 도심지 구간에는 주민과 하천이 어우러질 수 있는 생태공간을 창출하고, 농어촌 구간의 하천은 가급적 보존해 생태계의 보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재난 및 안전사고 예보발령

재난 및 안전사고 예보발령을 운영하는 것은 각종 재난 과 안전사고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예보발령 대상은 화재·붕괴·폭발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인적재난과 특정 시기 또는 일정 기간에 같은 유형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단기간에 급증해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안전사고, 그 밖에 주의를 촉구하거나 예보를 통해 예방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사고입니다.
예보발령의 종류는 주의보와 경보로 구분하며,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설치하는 예보발령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도지사가 발령합니다. 단, 화재의 경우는 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할 수 있습니다.
예보발령은 휴대폰 문자 및 전광판, 인터넷 홈페이지 등 온라인, 보도자료 배포 및 브리핑, 시·군 등 유관기관 통보, 경기방송, 지역유선방송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재난 및 안전사고 예보발령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고 및 재난을 미리 예보함으로써 도민의 생활안정에 기여하고, 안전사고 대처법 및 예방요령에 대한 교육 및 홍보활동을 통해 사후대응 위주에서 사전예방체제로의 변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기별·사안별 주의보와 경보를 통해 경기도민이 안전사고에 지혜롭게 대처하고 안전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 소방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 계획

경기도는 다른 시도에 비해 인구, 주택수, 도시화율, 화재발생건수 등 소방재난수요는 높지만 소방인력, 소방서수, 인구대비 소방공무원수, 소방재원 등에 있어서는 상대적 열위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경기도와 전남의 소방공무원만 3교대 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소방인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소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소방인력 및 대응장비의 확충이 필요한데, 특히 2교대 격일근무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상 소방인력 증원에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총액인건비제’ 실시로 인해 대규모 인력 증원 및 지속적인 인력 충원이 곤란하며, 국가의 직접인력지원제도인 의무소방대 제도도 2012년 이후 폐지될 예정이라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법적, 제도적 시스템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중앙정부의 직접지원 등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난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 중앙정부의 역할 책임론에 근거한 소방인건비 등 지방소방 재정에 대한 국가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동책임이므로 재난대응을 위한 국가지원 확대가 절실합니다.
외국의 경우 소방재난 기능은 지방정부에 의해 수행되나, 기능 수행에 소요되는 재정 책임은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오직 지방정부의 소방인력 충원만을 지원하는 SAFER(Staffing for Adequate Fire Emergency Response) 보조금 제도가 있습니다. 장비, 훈련, 기타 소방수요 대응 재정은 별도의 소방관 지원 보조금 제도로 충당합니다. 영국은 국가보조금이 지방소방재정의 5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중앙정부의 지원 외에 민간보험회사의 소방재난기여도가 높으며,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지방정부 부담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일본도 기능은 시정촌이 수행하나 국고 및 도도부현 보조금, 지방채, 입탕세 등 다양한 소방재원 확보 및 지원제도를 마련해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정부 지원이 1.7%(2006년 기준)에 불과해 지방정부가 98.3%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소방인력 확보를 위한 중앙정부 재정 지원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난에 대한 국가적 대응 역할의 재인식, 지방소방재정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 등도 추진해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가적인 문제입니다. 격무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방소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우리 경기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소방재정확충기획단(T/F팀)을 구성했으며, 향후 국회, 중앙부처 등에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해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소방재정지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학술연구용역 실시, 용역결과물에 대한 전국단위 국회세미나 개최 등 개선방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2008년 계획

올해는 국가적으로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규제개혁과 경제 활성화 의지를 밝힌 만큼, 우리 경기도정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2008년 최대 화두는 경제를 살리고 국가발전의 활력을 되찾는 것입니다. 기업인들의 활발한 투자가 있어야 경제도 살고 성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업규제를 철폐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투자 촉진, 일자리 창출, 서민경제를 살리는 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앞서 말한 서해안, 경기북부, 경기동부의 ‘3대 신발전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기업설립제한·도시계획제한·대학설립봉쇄라는 규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규제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경기도와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계획적 관리체제가 조속히 도입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또한 글로벌 수준의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저소득층·노인·장애인·여성 등 취약계층의 복지증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재해·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재난·재해예방 및 피해복구사업에도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점검 및 정비를 강화하고, ‘도민안전점검 청구제’ 등 안전문화운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멀티소방관 양성 등 신속하고 효과적인 현장대응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U-안심폰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소방서비스 제공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와 경기도 모든 공직자들은 무한봉사의 자세로 도민을 섬기고 현장 행정, 스피드 행정, 칸막이 없는 행정의 실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김상진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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