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지난해 태풍 ‘나리’로 많은 아픔을 겪어야 했던 제주. 관광과 문화의 도시 제주는 최근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해에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국제적인 행사와 회의가 자주 열리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지역의 특성상 재해에 강한 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특히 이상 기후로 대규모 재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후에 민감한 제주도는 어느 곳보다 재해 연구와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산불, 태풍, 구제역 등 다양한 재난·재해 대응 시스템을 지역적 여건에 맞추어 마련함은 물론 지역 내 ‘재난안전네트워크’를 구성해 민간단체와 행정관청이 함께 재난안전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제주도의 포부와 비전을 들어본다.

▷ 태풍 피해 대책

지난해 발생한 태풍 나리로 인해 우리도는 큰 아픔을 겪은 바 있습니다. 당시 12시간 동안 집중된 강우량은 410㎜. 강우빈도로 본다면 1천 년에 한번 있는 기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태풍으로 인해 주택, 비닐하우스, 수산증·양식 시설 등 사유시설 10종과 도로, 하천, 항만, 학교 등 공공시설 506개소에 총 1,307억 원 이상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현재 이러한 피해의 복구비로 총 1,607억 원 정도가 소요되고 있습니다.
현재 파손된 주택과 축사, 농경지 정비 등은 마무리한 상태이고, 506개소 도로, 하천, 하수도, 학교 등 328개소를 복구했습니다. 65%정도 피해복구가 마무리된 셈입니다.
우리도는 6월 장마가 오기 전까지 163곳에 대한 추가 복구 사업을 완료함은 물론 저류지 설치 등 15개소의 대규모 예방복구사업을 진행, 도시방재구조 진단 및 재해복구사업 사전심의 등을 통해 완벽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도는 지난 태풍 피해로 사전 예방과 응급대처 능력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이상 기후에 따른 집중호우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온 것입니다.
소방방재청 방재연구소는 태풍 나리 피해의 원인을 기상학적 요소, 하천 통수단면의 감소, 지형적 요인 등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리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방재구조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종합치수대책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하천수계별로 유수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유입량 저감방안 그리고 하천별 지역특성에 맞는 저류지, 인공함양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수해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량조절과 유속지연을 위해 추진하는 주요 하천 상류지역 저류지 시설은 태풍피해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하천수계별 유역 종합 치수계획’도 2009년 1월 완료 할 예정으로 이를 토대로 기존 풍수해 저감종합계획을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이 계획을 소방방재청에 승인 요청할 계획인데 본 계획이 승인되면 수해상습지개선, 소하천정비사업, 배수개선사업 등 풍수해 저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허점을 드러낸 자동음성통보시스템 등 8개 재난 예·경보시스템도 전면 수정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단위 ‘재난 예·경보체계 종합계획 및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올해 1년차 사업으로 13억 원의 사업비을 투입해 무정전, 무선통신, 낙뢰방지 시스템 등을 개선·보강, 어떤 기상 악화 시에도 재난 정보를 신속·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 지구기후온난화 대응 방안

이제는 세계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폐막된 제1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IPCC)에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까지 온실가스 감축부담을 떠안은 기후변화협상에 대한 로드맵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 새 정부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대책을 국정 핵심과제로 선정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고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개최된 UCLG(세계지방자치단체협의회) 제주총회에서는 자치단체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제주선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주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한반도의 기후변화의 징후를 가장 앞서 실감할 수 있는 지정학적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와 환경부는 지방차원의 기후변화대응 모델을 마련키 위해 지난해 7월 11일 ‘기후변화대응 시범도’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가스를 2005년 기준으로 10% 감축키로 하였습니다.
제주의 기후변화 영향·적응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인데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의 수립, 기후변화대응 조례의 제정 등 시범도 조성을 위한 제반 기틀을 마련,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도는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흡수원의 확대, 해양자원의 개발, 공공건물 리모델링사업 등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실가스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산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지난 12월부터는 매립장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실증사업, 그린빌딩 리모델링사업을 위한 타당성 조사 등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사업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협력도 강화하여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국립기후연구원을 제주에 유치하여 기후 변화에 빨리 대처하고 앞선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산불예방 대책

우리도는 대형산불이 자주 발생한 편은 아닙니다. 2월 산불 발생 빈도로 본다면 지난해 2월에 1건일 정도입니다( 2월 24일 추자면 대서리 1㏊ 해송 200여본).
특히 우리도의 산림자원은 전국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로 풍부한데, 2005년도 기준 제주 산림이 주는 혜택이 1인당 147만 원으로 전국 평균 136만 원보다 높습니다. 실제 치산녹화사업을 벌인 결과 전체 도 면적의 49%인 90,405ha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데로 한라산은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1800여종의 식물과 368개 오름인 기생화산 등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자연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천연의 자산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도는 현재 도, 행정시, 읍·면,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등 16개 기관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하고 있습니다.
120개 각 요소요소에 산불감시원과 신림보호강화요원을 투입하고, 산불조심기간에는 157개소 36,295㏊를 입산통제 구역으로 지정해 입산객들로 하여금 산불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해 나가고 있습니다.
반면 강한 바람과 인화성 높은 억새 등이 넓게 분포되어 대형산불이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여 각 읍·면·동 산불진화대와 소방관서,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초동진화체계를 유지하고, 신속한 헬기진화를 위해 제주지방경찰청 항공대와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산불취약시기인 3~4월에는 산림청 산불진화헬기를 우리도에 상시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불 예방을 위해 주기적으로 산불예방방송을 실시하고, 숲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밀집된 숲을 간벌하고, 산림재해에도 강하고 탄소흡수력도 강한 상록활엽수를 보완 식재해 나감으로써 산불예방은 물론 기후변화에도 대응하는 방향으로 산림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구제역 방역을 위한 노력

우리도는 2001년도에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지역단위 구제역 청정지역 승인을 받았습니다.
2002년에 다른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우리도는 오히려 청정지역 재승인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제주의 차단방역 정책은 공인받은 바 있습니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및 ‘반출·입가축및그생산물등에관한방역조례’, ‘가축방역조례’을 바탕으로 행정, 축사 농가가 합심하여 국가 검역수준의 방역체계시스템을 구축해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는 구제역 취약시기인 3월부터 5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설정하여 ‘구제역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갖추어 유관기관 및 생산자단체의 신속한 신고·보고 및 자체 차단방역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특히 구제역 감염 통로가 되는 공항·항만 차단방역에 주력하여 입도객 및 반입차량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다른 지역 구제역 발생 시 관련조례에 의거 우제류 가축 및 그 생산물 등에 대한 반입을 금지해 국경검역에 준하는 차단방역정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는 한번 훼손하면 되돌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청정 제주 축산물의 우수성을 지키고, ‘소·돼지 전염병 청정지역 선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것입니다. 최근 우리도는 농림부로부터 2년 연속 가축방역 우수기관으로 선정된바 있는데 이는 우리의 의지를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도는 그동안의 구제역 차단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능동적인 방역활동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청정환경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 자치형 소방안전점검 실시

낙산사나 숭례문 소실 사례에서 보듯이 화재는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치단체가 의지를 갖고 예방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도는 지난해 WHO로부터 안전도시로 공인받은 바 있으며 화재 등 안전사고예방에 적극적인 시책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도에서 실시할 자치형 소방안전점검 계획은 근린생활시설 등 24개 분야 10,675개 특정소방대상물에 대하여 지역 특성에 맞도록 계절별, 시기별 안전대책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10대 국제회의도시로서 대규모 국제행사 등이 많은 만큼 각 행사에 따른 맞춤형 안전점검을 집중 추진하고 3년마다 1회 연차별 순환 점검을 실시하여 대형재난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입니다.
또한 결혼시즌, 유채꽃·벚꽃 잔치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봄철 행사시기와 개학 시즌에는 관광숙박시설, 위락시설, 판매시설 등 다수인 출입시설과 학교시설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해나가고 있습니다.
여름 피서철에는 민박, 휴양펜션 ,청소년수련시설 등 휴양시설과 복합영상관, 위험물제조소 등에 대한 소방점검을 실시하여 재난 발생을 사전 차단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화기취급이 가장 빈번한 시기에는 재래시장,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화기취급 및 비상구관리실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연말연시, 성탄절, 석가탄신일 등 주요 시기별 취약대상을 선정하여 집중 소방안전점검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또한 각종 스포츠행사시설에 대한 사전안전점검, 화재발생율이 가장 높은 주택에 대한 안전점검과 119이동봉사를 병행 실시해 전열기구, 화기 등의 위험요인을 사전제거하고,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단독경보형 감지기 무상보급 활동도 병행 추진해 나아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기존 소방검사방식을 개선, 단순히 소방시설의 작동 및 성능 검사를 하는 데 집중했던 예전 방식을 탈피해 특정 소방대상물 관계인의 관리사항을 확인하고 지도하는 방식으로 과감히 전환할 방침입니다. 올해 2월 소방시설관리사, 건축·전기·가스 기술사 등 관련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Safe Care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취약시설 정밀소방 안전점검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즉 행정청에 의한 피동적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자율적인 안전관리체제로 소방시스템을 확립, 세이프 제주(Safe jeju)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상승시키겠습니다.

▷ 재난안전네트워크의 설립

재난안전네트워크는 각 기관과 단체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조정, 협력 등을 통해 효율적인 재난안전 활동을 수행해 ‘안전제주(Safe Jeju)’를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정회원 9개 단체, 협력회원 5개 단체 등 총 14개 단체로 구성된 재난안전네트워크는 지난해 9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네트워크 창립총회를 개최한 이후 다양한 재난 예방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 첫 사업으로 매월 4일 동문시장, 화북공업단지 사거리 등 다중이용장소에서  ‘안전점검의 날’을 운영해 가스사고 및 동절기 산업재해예방 캠페인을 전개하였습니다.
태풍 ‘나리’로 피해를 입었을 때에는 주택·상가, 하천, 농경지 등 침수피해 지역에 네트 워크회원 1,310명이 응급복구 활동, 무료급식 지원, 각종 질환 의료지원 등 구호활동에 나선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청남 아산에서 열린 제2회 재난안전네트워크 전국대회에서는 충남 서해 앞바다 원유 유출지역에 대한 봉사활동과 태풍 ‘나리’의 대처 사례를 소개해 2개 회원단체가 안전문화봉사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재난안전네트워크는 지난해 사업을 연장해 재난예방 안전문화 운동을 추진하고, 독거노인 등 재난취약계층, 보호시설 등을 대상으로 가스, 전기, 보일러 등 재난발생이 우려되는 가정기기의 점검 및 정비, 거동불편노인을 대상으로 의료 및 목욕 봉사활동 등을 진행해 안전복지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혁신 워크숍을 개최, 2008년 12월 중 재난안전네트워크 전국대회 참가를 통하여 회원의 재난관리능력과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 제주의 비전

제주의 비전은 ‘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추진을 통한 초일류 국제자유도시 완성’입니다.
즉 제주를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잘 사는 곳, 편안한 곳, 꿈이 있는 선진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도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주비전 2030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의 국제경쟁력은 완성됐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주가 가진 자원과 특별자치도로서 새로운 변신을 살펴본다면 우리도의 성장 잠재력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는 보다 실천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특별자치도를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간 평균 6%의 GRDP 성장목표를 달성하고, 관광객 1천만 명, 도민소득 3만불 시대의 초석을 다져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2008년 제주는 경제 시스템과 정책의 밑바닥까지 근본적으로 변화를 주는 ‘신경제혁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서도 제주현안인 법인세 인하, 면세지역 확대와 역외금융센터, 제2공항 건설을 약속했고, 규제자유화에 대한 지원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도는 올해 관광, 레저분야의 덩어리 규제이양 등 3단계 제도개선을 통한 중앙권한의 이양을 추진하고 규제자유화를 차질 없이 전개해, 최적의 기업투자환경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교육·의료·관광분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높여 제주경제를 새롭게 일으켜나갈 방침입니다.

이종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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