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박연수 청장

지난 해 가장 기온이 낮았던 12월 18일 제2정부청사 소방방재청장실에서 박연수 청장을 만났다.
실내에서도 외투를 벗기에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박청장의 얼굴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 11월 14일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영등포 소방서를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근무를 하고 재래시장을 찾아 안전 점검 활동을 벌이는 등 탁상 행정이 아닌 현장 행정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이후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고 말하면서도 박 청장의 다음 일정에 대한 기대와 열정으로 가득 차 보였다. 하루하루 계획으로 가득 차, 내일이 기대된다는 박연수 청장의 힘찬 시작을 기대해 본다.

작동하는 방재, 한 발 앞선 대응

지금까지 재난관리시스템 구축은 상당부분 진척돼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것이 현장에서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현장 간 연결고리를 강화하는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최근 임진강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음에도 운영자의 역량부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큰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발판으로 삼아 각종 재난관리시스템이 상황발생 시 즉각 작동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교육훈련, 개인역량 강화 등 시스템과 현장 간의 빈틈없는 연계체계를 확립하는 「작동하는 방재」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민방위 역시 을지훈련이 연습을 위한 연습이 돼서는 안 되고,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질적인 훈련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입니다.
아울러 「한 발 앞선 대응」을 통해 과학적으로 위험을 예측하고 예측된 위험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조치를 이행해 호우 전 계곡 야영객이나 산사태 예고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미리 관련 조치를 위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 하는 등 국민의 안전을 확고히 보장해 나갈 것입니다.

소방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해

소방 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3교대근무 전면실시’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직, 교정직은 3조 2교대 또는 4조 2교대 근무를 실시하는데 비해, 소방직은 39.6%(10,434명)만이 3교대이고 60.4%(15,901명)는 아직도 2교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3교대 근무 전면실시를 위해서는 7,950명의 충원이 필요한데, 행정안전부, 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협의해 기존 2012년 완료예정이었던 3교대 전면 실시를 2년 앞당겨 2010년 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소방공무원 초과근무수당 지급문제도 3교대 근무가 완전히 실시되면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소방공무원의 보건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방공무원은 불규칙적인 환경과 화재현장 등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타 직종에 비해 다양한 건강유해인자에 노출돼 있어 특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위험한 작업환경 때문에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연평균 300여명). 따라서 건강유해인자에 따른 특수건강검진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공사상 사고조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소방공무원보건안전관리를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차별화 된 기능

지난해 2월 이명박 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조직 개편으로, 행정안전부가 출범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소방방재청 개청 이후 재난관리에 있어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 즉 재난 관리 부처에 대한 총괄조정기능 미약 등을 보완·개선하고자 하는데 그 취지가 있었던 만큼, 재난관리 전담기관으로서 우리 청이 수행하던 기능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일부언론과 학계 등에서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간 기능 중복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지난 2008년 4월 양 기관 간 실무 T/F를 구성하고, 정부조직법과 각 기관 직제를 토대로 기능중복 문제해소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으로는 자연·인적재난 업무 중 예방, 복구, 평가 등 집행적 업무는 우리 청에서, 각 부처 대응총괄·조정 등 정책적 업무는 행정안전부에서 추진토록 업무를 분장했습니다.
또한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민방위, 안전문화 등 유사·중복이 우려되는 업무는 양 기관 간 협의 하에 기능 조정방안을 마련,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청 목표인 ‘국민의 안전’이라는 큰 틀에서 조직 전반을 Zero-Base에서 직무분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직무분석 결과에 따라 확대·축소되는 기능을 반영해 조직을 재설계해 2010년에는 개편된 체제 하에서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노력중입니다.

소방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

소방산업은 국민생활과 산업·경제활동을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영위토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영세하고 부실해 자칫 국가안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청에서는 그동안 소방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재편 및 소방산업공제조합 설립, 소방산업진흥 기본계획 수립 등 소방산업의 진흥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소방산업체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소방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급을 지원하고 수요 창출 및 마케팅지원, 해외진출기반 구축 등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원을 해 나갈 것입니다.
또 소방제품 검정기술기준의 글로벌화로 국제 통용성을 확보하고, 차세대 핵심소방안전기술 개발사업 투자 및 한국형소방장비 개발 사업을 확대·추진할 것입니다.
제조업체들이 자율적으로 품질관리 및 기술개발 투자를 활개 해 나갈 수 있도록 소방제품 검정체계 개선 및 민간부문의 신기술 도입을 활성화 하고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제 도입 및 국제소방안전박람회를 발전시켜 소방신제품·신기술의 종합전시 및 마케팅 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소방산업 국제지원센터를 통해 소방산업의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소방방재청을 새로 개편하면서 청렴성과 영양검증을 위해 제가 낸 질문은 ‘우리 청에게 당면한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이냐’였습니다. 그 질문의 답변들 중 제가 제일 큰 점수를 준 것은 ‘기후변화의 대응’이라는 답 이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적인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사전에 준비하는 사람만이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첫 번째는 국토의 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재난에 대한 대응 태세를 어떻게 하느냐 입니다.
먼저 국토체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방투자를 해야 하며, 그 기준은 과거에 두는 것이 아니라 극한 상황을 예로 들어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그에 맞는 새로운 방재 기준을 세워 투자를 해야 합니다.
또한 과학방재가 더욱 발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IT 기술을 더불어 세계적인 과학 국가입니다. 이러한 선진과학 기술을 재난 대응에도 신속히 도입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동남아시아나 대만에서 발생한 자연재난이 재연되는 최악을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재난이 이미 발생했을 때인데, 예방시스템으로 막지 못한 재난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피해를 끼칠 것입니다.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 발 앞선 대응을 실행해야 합니다.
과학 기술을 기본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3시간 앞서서 재난을 예방하는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키는 방법으로 그 피해를 최소화 할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들이 저의 소방방재청의 새로운 Catchphrase인 ‘작동하는 방재, 한 발 앞선 대응’의 내용입니다.

2010 소방방재청의 비전

2010년 소방방재청의 목표는 제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작동하는 방재, 한 발 앞선 대응’입니다. 이러한 목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개개인이 안심할 때까지 계속해서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 우리 청은 ‘현장밀착 예방실천’, ‘역량강화 신뢰소방’, ‘기후변화 선제대응’, ‘정예 민방위’, ‘목표 집중 조직운영’ 등을 시정방침으로 선정,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들 정책을 완벽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경인년은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에는 개인의 부주의한 행동이나 사소한 실수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나 재산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는 화재 등 재난사고에 대한 예방은 정부기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 실현을 위해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가지고 화재 및 각종 재난예방을 위한 실천이 중요 할 때입니다.
내가 있는 곳의 안전은 나를 위한 안전이고, 나의 안전이 가족의 안전, 이웃의 안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안전을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편안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여러분과 우리 소방방재청이 함께 노력할 때 우리의 안전은 담보될 수 있습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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