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 설치된 과속방지턱이 설치 규격에 맞지 않아 보행자와 운전자는 물론 차량까지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서울시내 과속방지턱을 조사하고 모의주행을 시행했으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과속방지턱의 보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과속방지턱 위해사례 3년간 33건, 매년 증가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주택가나 학교 앞 등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의 높이와 길이가 제각각이며, 특히 밤 시간대에 눈에 띄지 않아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과속방지턱 관련 위해사례는 33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행자나 자전거가 걸려 넘어져 다친 사례가 28건, 차량의 에어백 전개 등 차량 파손 또는 운전자가 부상을 당한 사례가 5건이었다.

서울시내 과속방지턱 98.7% 반사성능 미흡… 재도색 필요
과속방지턱은 야간이나 우천 시 운전자가 과속방지턱이 설치돼 있음을 인지하고 감속할 수 있도록 반사성 도료를 사용해 백색과 황색으로 도색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내 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375개의 도색 상태를 조사한 결과, 370개(98.7%)가 도색이 벗겨져 있는 등 반사성능*이 미흡해 재도색이 필요한 상태로 확인됐다.

특히 주간에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는 도색 상태가 양호했으나 야간에 반사성능이 기준 이하로 측정된 과속방지턱이 155개(41.3%)로 나타나, 내구성이 약한 반사성 도료로 도색된 과속방지턱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손된 과속방지턱 41%, 이용자 안전 위협
원호형 과속방지턱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도로폭 6m 이상과 미만으로 구분해 설치 길이와 높이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호형 과속방지턱 327개 중 도로폭 6m 이상의 도로에 설치된 원호형 과속방지턱 241개 중 152개(63.1%), 6m 미만의 도로에 설치된 원호형 과속방지턱 86개 중 51개(59.3%)가 설치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원호형 과속방지턱 327개 중 파손 등으로 형상이 변형된 것은 134개(41.0%)로 조사됐으며, 이중 7개는 훼손 정도가 심각해 즉각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다. 형상이 변형된 과속방지턱은 보행자가 걸려 넘어지거나 자동차를 비롯한 자전거, 이륜자동차 이용자의 안전에 위협이 되므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비규격 과속방지턱 통과 시 탑승자와 차량 모두 충격량 증가
모의 주행 실험 결과, 안전벨트를 착용한 경우 규격·비규격 과속방지턱 모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60km/h의 속도로 비규격 과속방지턱** 을 통과한 때
에는 승용차 2열에 탑승한 탑승자의 머리가 차량 천장에 부딪힌 후 무릎이 앞 좌석과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거나 비스듬히 앉는 등 비정상적인 자세에서 비규격 과속방지턱을 과속으로 통과할 경우 탑승자의 부상이 우려됐다. 특히 차체가 낮은 중형승용차의 경우 속도와 관계없이 비규격 과속방지턱을 통과한 후 차량 하단부가 지면과 충돌하면서 규격 과속방지턱과 비교해 약 5배 이상의 충격이 차량 하단부에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소음, 진동과 타이어 편마모, 차량 쏠림 현상이 발생될 수 있어 과속방지턱 통과 시엔 감속 운행을 권장한다.

김민현 조사관<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  원현주 선임연구원<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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