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 중대재해처벌법

오늘인 27일부터 노동자가 숨지는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이 시행된다. 일부 건설사는 이 법에 따른 첫 번째 처벌을 피하기 위해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중대재해법은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오늘부터 시행된다. 산업체, 일반 사무직 등 업종에 관계 없이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지만 현장 혼란을 방지하고자 상시 근로자가 50인 미만인 사업장과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 현장은 유예기간을 3년으로 설정해 2024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사업주, 대표이사 등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를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 관련 조직, 인력, 예산을 결정하는 경영책임자도 적용 대상이다. 사기업이 아닌 정부라면 해당 장관이나 지자체장 등이 대상이 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현장 조사를 통해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예산과 인력을 들여 이러한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을 다하지 않을 시 처벌 대상이 된다.

중대재해는 산업재해 사망이나 복수의 중상, 직업성 질병이 발생한 사안 등 중대산업재해와 특정 원료나 제조물 등 설계·제조·설치·관리 결함을 원인으로 하는 중대시민재해로 나뉜다.

고용노동부와 산업계는 이 법의 1호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부 건설사의 경우 1호 사건 대상을 피하기 위해 이른 설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편,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 법의 조항 내용이 모호해 경영자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오너가 대표이사를 사임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인 53.7%는 중대재해법의 의무 사항 준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법 조항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는 등 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상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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