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 전자파 측정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정부가 지난 조사에 따르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 선풍기 4종과 손 선풍기 6종의 전자파 세기가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수준인 4mG(밀리가우스)의 최소 7.4배에서 최대 322.3배까지 측정된다고 밝혔다.

센터는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암연구소가 분류한 기준에 따라 해당 전자파가 2B 그룹에 해당하는 발암가능성 물질이라고 주장했다. 2B 그룹 물질은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 가운데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결과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센터 측은 휴대용 선풍기에서 이같은 전자파가 발생하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손 선풍기 전자파 위험에 대해 2018년에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과기정통부가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 문제에 대해 불감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과기정통부는 참고자료를 내고 "2018년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손 선풍기의 전자파가 인체보호기준을 초과한다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문제 제기에 따라 당시 손선풍기 45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세기를 측정한 결과 모두 인체보호기준 대비 36~1.2% 수준으로 기준을 모두 만족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목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세기에 대한 민원 문의 등에 대응해 10개 제품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인체보호기준 대비 13~0.4%의 전자파만 검출돼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국민들의 전자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에 센터가 문제를 제기한 제품 10종 뿐 아니라 계측기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표준절차에 따라 검증해 조속히 신뢰성 있는 결과를 제공하겠다"면서 "이참에 더운 여름날 국민들이 애용하는 휴대폰 선풍기의 전자파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제대로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환경단체의 측정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검사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박동욱 교수는 과기정통부의 검사 기준에 대해 "한번 노출에 망막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 급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며 "전자파 위험 판단 기준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순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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