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앞두고 전국에서 집회와 시위가 잇따랐다.

  1일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삼청동, 효자동, 세종로 등에서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는 한편,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이천여 명이 촛불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촛불시위를 마친 후 도심 곳곳을 옮겨다니며 시위를 벌여 종로 일대의 교통이 심하게 정체됐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FTA 협상장인 하얏트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협상 시한이 지난 한미FTA는 앞으로 타결된다고 해도 무효”라며 “타결되면 곧바로 정권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미FTA 반대 집회에서는 산발적으로 폭력적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오후 4시쯤 하얏트호텔 앞 도로에서 택시기사 허모 씨(56)가 생수병에 담아온 인화성 액체를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가 하면, 종로 일대에서 벌어진 한미FTA 저지 시위 참가자 중 일부가 전경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격렬한 몸부림을 보였다. 이들 가운데 고모 씨 등 세 명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허 씨는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허 씨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기도 손상 등 허 씨의 상태가 심각해 생존할 확률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한미FTA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오늘(2일)도 FTA 반대단체들의 협상 중단 촉구 회견과 시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오늘 오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결과를 평가한 뒤 향후 투쟁 계획을 밝힐 예정이며, 다시 한 번 시민들을 상대로 한 가두홍보와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afe@safe119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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