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 현황

롯데건설은 2006년부터 5년째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교육원의 2011년 예산안에는 직원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골프장 조성에 51억9200만 원이 책정돼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공공기관, 지자체,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골프장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9년 환경부 자료를 보면 전국 골프장 수는 매년 7%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미 골프장 수는 363개소로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0.3%를 차지하고 있다. 골프왕국이라 불리는 일본도  0.04%에 불과한 데 비해 상당히 큰 수치다. 일본의 골프장이 국토의 0.04%에서 정지한 것은 골프장 개발이 불러오는 거품 경제와 환경 파괴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골프장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무너져가는 골프장 주변 환경

골프장 조성에는 평평한 초지가 최소 99만㎡ 이상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산림을 깎아내고 나무와 풀은 베어버려야 한다. 이렇게 산림을 훼손해 골프장을 건설하면 산림이 가지고 있는 수분 보유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산림은 잔디보다 물 보유 능력이 4배나 많아 홍수 시 물을 함유하고 갈수 시에는 물을 내놓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로 저수지 역할을 할 숲이 사라지고 있다. 때문에 산림이 훼손된 지역에서는 심각한 토사 침식이 일어나 뜻하지 않은 재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골프장 주변에서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 인명·주택 피해를 입는 사례를 보면 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골프장 잔디가 살고 있는 흙은 모래와 인공 흙으로 구성돼 있어 자연 상태의 강수를 저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골프장은 대략 한 달에 만 톤 이상의 물을 필요로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다수의 골프장은 지하수를 파서 잔디에 물을 보급하고 있다. 그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농업용수와 식수가 고갈돼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일부 계층만이 이용하는 골프장의 잔디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농약과 화학비료 먹고 사는 잔디

잔디가 살아가기 위해선 물과 영양물질이 필수적이다. 더군다나 불안정한 환경에서 잔디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 비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골프장 1ha당 연간 화학비료 사용량은 10.9kg에 달한다. 골프장 건설 전에는 비료를 줄 필요가 없던 땅에도 상당한 양의 화학비료를 주는 것이다.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농약은 대부분 합성 유기 화학 물질이므로 독성을 가지고 있다. 뿌려진 농약이 자연환경에 얼마나 오래 남는가 하는 잔류성 유무가 매우 문제시된다. 이와 같은 잔류 농약은 대기, 수질, 토양, 생물 오염으로까지 이어져 결국 생태계와 인간에게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골프장의 잔디와 조경을 위해 일 년 동안 살포하는 농약의 양은 1ha당 30kg에 달한다. 이는 현재 농사에 사용되는 농약의 4~6배 분량이다. 이처럼 골프장 조성은 과도한 농약사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라도 내리면 이렇게 많은 농약은 반 정도는 잔디가 흡수하지만 잔류된 농약은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주변 수질을 오염시킨다.

숲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골프장을 건설하면 소득증대와 고용창출이라는 경제부양 효과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마다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건 골프장 건설로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걸 주민들은 알기 때문이다. 골프장 개발로 훼손된 토양과 하천은 생태계의 자정능력을 잃어버린다. 이전 환경을 다시 원한다고 해도 골프장을 다시 숲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또한 골프장 개발로 임지나 농경지를 매각한 마을주민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마을을 떠나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지역문화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사람도 환경도 모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부양을 빌미로 개발하는 골프장 사업은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종인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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