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래 본부장과의 인터뷰는 2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이례적인 상황이기도 했지만 더욱 놀라웠던 것은 긴 인터뷰 시간 내내 처음과 같이 패기 넘치는 김 본부장의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어릴 적 꿈은 소방관이 아니라 교도관이었다는 김국래 본부장은 아마도 사람들을 교화하고 선도하는 것이 마냥 좋다고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후 군에 입대해서도 남을 위해 사는 것도 남이 나를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갖춘 후에 해야겠다는 가치관이 확립되면서 지금까지 그때의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1979년 8월 평범한 지방소방사로 소방관 생활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소방관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초심의 마음도 강했지만, 솔직히 당시의 대다수 비간부소방관들이 가졌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도 지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한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김국래 본부장

“처음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는데 입초근무를 서야하는 공무원도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마음속으로 비장한 각오를 하게 됐습니다. ‘나는 아직도 인생을 출발하지 않았다. 최소한 간부가 돼야 인생을 출발하는 것이다’라는 목표와 비전을 나름대로 설정하고 자기개발에 전념한 결과 81년 8월 4일 지방 소방교 승진시험에 합격했고, 더 나아가 간부후보생 시험에도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소방관의 밝은 모습만 보고, 안일한 마음으로 도전했다면 지금과 같은 자리는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2010 세계소방관 경기대회
지금 대구 전체는 전 세계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매일 매일이 분주한 상태다.
오는 8월에 개최될 ‘2010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세계 소방관들의 스포츠를 통한 국가간 정보교류와 전·현직 소방관 및 그 가족들의 우호증진을 위해 개최되는 스포츠 대 축제이며, 더불어 개최도시의 문화와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수행할 국제 행사다. 대구는 대구지하철 참사 등으로 인해 ‘사고 도시’라는 오명을 오랜 시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워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구는 이러한 오명을 씻기 위해 이번 대회 유치를 준비해왔으며, 이를 통해 세계 속에 ‘안전도시, 일류대구’의 이미지로 널리 알리고자 불철주야 힘을 쏟고 있다.
이번에 개최되는 제11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오는 8월21부터 29일까지 9일 동안 요트, 원드서핑과 같이 바다에서 하는 일부종목을 제외한 70여 종목을 대구지역 38개 경기장에서 개최하며, 육상, 수영, 최강소방관 등 75종목에 약 40여개 나라 7,000여명의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펼치며 달구벌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대회 준비는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대회종목과 선수단 규모로는 역대 최대의 대회로 전 세계 소방가족들은 스포츠를 통해 땀과 뜨거운 열정을 나눔과 동시에 개최도시인 대한민국 대구의 전통과 문화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김국래 본부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구시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지역 컨벤션산업의 발전과 관광수익 증대 등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전교육의 중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약 13만 명의 시민들이 다녀가는 등 개관 첫 해임을 감안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개관 2년차를 맞이하는 올해는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보다 많은 시민들께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최우선 과제가 시민안전테마파크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 판단하고. 홍보정책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각급 기관·단체와 공공장소를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특히, 전국의 안전체험장과 관광정보센터를 연계해 ‘홈페이지 배너달기’, ‘홍보 리후렛 비치하기’ 등 상호홍보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세계소방관경기대회·시티투어 등 관광테마와 연계해 대구관광산업의 일익까지 담당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자체 이벤트행사와 기획전시를 통해 적극적인 관람고객유치와 단계적으로 전시시설물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전시시설 확충사업의 하나로 「소방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구 용수동 89번지(팔공산 동화집단시설지구 내)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소방방재역사관, 소방과학관, 영사관, 기획전시관 등의 시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소방박물관이 완료되면 안전의식 함양으로 재난사고 감소효과를 거양하고 기존의 시민안전테마파크와 2012년 계획 중인 중앙119구조대의 대구 이전과 연계해 재난관리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이처럼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밀착형 홍보에 주력해 ‘대구! 도시안전의 모범이 된다’라는 목표실현과 안전메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21세기 선진대구소방행정 추진의 해
세계소방관경기대회와 소방박물관 추진만으로도 정신없이 바쁠 대구소방안전본부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0년도를 ‘21세기 선진 대구소방행정 추진의 해’로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우선 그 첫 번째로 소방력 보강을 통해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3교대 부족인력과 장비보강 및 근무여건 개선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신규 소방 수요 급성장 지역에 소방력을 보강해 안전사각 지역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소방관서 설치 및 노후청사 재건축에 관한 부분이다. 성서소방서 및 구지119안전센터 신축으로 초동 대응능력 제고와 노후 청사 재건축을 통해 열악한 소방공무원의 근무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세 번째로는 청렴문화 조성을 통한 소방행정 신뢰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부조리 일소로 깨끗한 공직자가 대우받는 소방공직풍토 조성과 청렴도 향상의 중점 실천으로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모토로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외에도 취약대상별 특성에 부합하는 효율적 소방안전대책 수립·시행과 화재취약계층에 대한 생활 밀착형 참사랑 소방서비스를 실시하는 ▲소방안전 생활화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불법행위 신고로 안전문화 의식 확산과 안전에 대한 관계자의 경각심 고취로 화재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 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119이동안전체험장, CPR 체험장 등을 운영해, 보다 많은 시민에게 안전체험을 통해 재난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위의 사항들은 우리 직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줘야 할 부분이라면, 저는 저의 위치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를 추진할 것입니다. ‘인사가 만사’인 것처럼 조직력 강화, 공정한 인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상식과 합리·순리가 정착되는 올바른 인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인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날씬한 대구 소방관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009년 소방공무원 표준체중 유지 확산운동을 전국 최초로 전개해 기초체력의 증진과 화재진압·구급업무 등 소방현장 활동 역량을 극대화 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표준체중 운동은 ‘소방공무원체력관리규칙’에 의해 매년 실시하는 소방공무원 건강검진 결과를 기준으로 표준체중 이상인 소방공무원이 1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개선하고자 시작됐다.
“이는 소방공무원의 개인 건강관리와 표준체중 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건강한 신체의 유지·증진을 통해 대국민 안전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며, 현장대응능력 강화로 소방행정 신뢰도를 향상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 체중감량 대상자 105명이 평균 412g을 줄여 효율적으로 적정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분석결과가 나온 상태다.
세부적인 사항으로는 체중감량자의 88명(54%)이 헬스 등 운동을 통해서 체중을 감량했고, 25명(16%)은 음식량 조절 등 식이요법으로, 5명(3%)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체중감량 대상자 161명 중 65%인 105명이 체중감량에 성공을 거둠으로써 표준 체중 유지확산 운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2010년 맞춤식 체력관리프로그램을 도입, 각 서별로 관할 보건소와 M.O.U를 체결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금연클리닉 교실 운영 ▲체지방 ▲혈당 및 혈압측정 ▲빈혈 ▲콜레스테롤 검사 ▲체성분 검사에 따른 영양, 비만, 운동 상담 ▲대사성증후군 등 성인병 유소견자에 대한 집중관리 ▲적절한 식생활 및 운동요법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건강관리를 통한 맞춤식 체력관리 강화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위와 같은 프로그램 운동 전개를 통해 소방관들의 체력증진과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업무 등 현장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자 이 운동을 전개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진행으로 날씬한 대구 소방관, 민첩한 대구 소방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위기관리 역량을 키우고 열린사고를 하자
김국래 본부장 취임 이후 부터 현재까지 대구시에서는 단 1건의 대형화재나 대행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높이 평가하자 김국래 본부장은 오히려 “이 같은 결과는 대구시의 1,700명의 소방공무원과 1,600명의 의용소방대원을 비롯한 소방가족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대구시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위한 땀과 실천의 결과라고 저는 확신하며, 이에 시민 여러분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김국래 본부장은 인터뷰 내내 “위기관리 대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방공무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국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지녀야할 기본 소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대구 소방관들이게는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가 양성해서 국민들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지 않고 국민들에게만 존경을 바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소방인에 대한 저의 견해는 만능해결사, 재난해결사, 무한봉사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으 경우 소방관이 국민영웅으로 대접 받듯이 우리대한민국 소방관도 국민을 위해 스스로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고 참 봉사 정심으로 진실 되게 헌신한다면 머지않아 그런 날이 찾아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인터뷰의 말미에 김국래 본부장은 대구소방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전했다.
“닫힌 사고에서 벗어나 내가 아닌 남을 인정하는 ‘열린 사고 문화의 확산’ 운동에 우리 모두가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을 칭찬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상친화애(相親和愛)와, 상생화합(相生和合)의 문화를 정착하는데 제 자신부터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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