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원컴텍은 최병두 대표이사가 취임한 1996년 산업용 화학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대기업에서도 외면하던 밑거름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2008년에는 중국 경제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할 때 과감히 중국 진출을 추진했다. 그 결과 중 국 휴대폰 시장의 심장부를 점령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처럼 모두가 생존을 위해 몸을 사릴 때조차 변화를 위해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유원컴텍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주)유원컴텍 최병두 대표이사

새로움을 향해 전진하다
유원컴텍이 산업용 화학소재 시장에 뛰어든 것은 최병두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부터다. IC트레이드용 소재를 비롯해 LCD 셀카세트와 웨이퍼 캐리어，BLU트레이용 소재를 연이어 개발해 수입에 의존하던 산업용 화학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유일의 산업용 특수 화학소재 업체였던 유원컴텍은 최고급 원료 제조사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조달 할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춰 동일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외국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생산·공급할 수 있었다. 덕분에 유원컴텍은 산업용 화학소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갔다.

유원컴텍이 세계적인 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게된 것은 최병두 회장의 날카로운 눈과 뜨거은 심장 덕분이었다. 경영학을 전공한 최병두 회장은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시장의 요구와 트렌드를 파악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장기적 측면에서 일반 범용 제품으로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던 산업용 화학소재 분야로 진출하기로 결심했죠.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길이었습니다.”

세계로 뻗어가다
산업용 화학소재 분야에서의 입지를 굳힌 후에도 유원컴텍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화학소재에 이어 PEC와 마이크로 동축케이블 하네스 등 부품 분야로 영역을 넓혀간 것이다.

유원컴텍은 2008년 중국 휴대폰 사업에도 진출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2007년에 발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의 여파로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더욱이 급격히 성장한 중국 경제가 주춤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가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며 해외 기업들을 압박해 중국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어가던 시기였다. 하지만 최병두 회장은 소신을 잃지 않고 중국 진출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의 뚝심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을 보게 됐다. 중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다시 중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일찌감치 중국 광동성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닦아놓은 유원컴텍의 성공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중국 진출을 위해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전략을 세웠지만 당시 중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겐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시장보다 몇배나 큰 중국 광동성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더 위험한 선택처럼 느껴졌습니다.” 휴대폰 부품 사업으로 중국에 진출한 유원컴텍은 기존 플라스틱 컴파운드 사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위기 속에 숨어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낸 덕분에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시작

“저희 목표는 ‘생존’이 아니라 ‘변화’입니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인가를 고민하죠.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죽은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최병두 회장은 늘 도전과 창의의 중용성을 강조한다. 이런 그의 철학은 경영방침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사업 비전을 제시하면 자체 독립사업부 또는 자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기업 운영 시스템에 반영하는 회사는 많았지만 발탁한 아이디어로 독립적인 사업부를 만든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데 유원컴텍은 이 제도를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MT77 소방 비상문 안전 개폐장치’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MT77’은 비상시 가벼운 충격만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안전 도어락이다. 정전 시 외부에서 침투할 위험이 높고 전자적 충격에 오작동할 수밖에 없는 기존 도어락의 한계를 뛰어넘은 획기적인 제품이다. 전기 배선이 필요 없는 기계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오작동의 우려가 적을뿐더러 설치·관리도 간단하다. ‘마그네슘 다이캐스팅’ 이라는 기술을 접목해 일반 도어락보다 단단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지하철용 난연의자를 생산하고 있는 유원컴텍은 비상문 안전 개폐장치 사업을 시작하면서 소방산업으로의 진출로를 닦고 있다. 소방산업은 기존 유원컴텍의 사업분야와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품질과 가격면에서 시장경쟁력은 충분하다. 중소 제조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한국에서 유원컴텍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후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도전정신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정신 뒤에는 시장의 흐름과 고객의 요구를 통찰하는 혜안이 있었다.

유원컴텍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시류에 휩쓸리기보다 그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생존하는 방법보다 변화의 방향을 먼저 그리는 기업，그런 유원컴텍이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유원컴텍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며，그들이 새롭게 만들어갈 내일에 또 한 번 기대를 걸어본다.

신규 사업으로 소방 비상문 안전 개폐장치 분야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소방법에서는 안전을 위해 비상구는 항상 출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방범, 보안, 안전사고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비상문을 개방해두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저희 회사는 이러한 시대적 고민을 해결하고자 소방 비상문 안전 개폐장치를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가치 있는 생명산업으로, 우리의 삶을 보호하는 안전울타리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시한 제품 이름도 MT77 이라고 했습니다. 성경의 마태복음 7장 7절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 하는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종교적 의미보다는 생명 구원에 대한 소망을 담았습니다.

‘MT77’은 기존 비상구 개폐장치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존의 일반 자물쇠 방식은 화재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열쇠와 관리자가 없으면 열 수 없습니다. 불길이 번져 관리자 접근 자체가 불가한 경우에도 무용지물이고요. 그리고 열, 연기, 가스 감지식 방식은 전자회로 동작오류 가능성이 높은데다 화재 이외의 위급상황에서는 작동이 불가합니다. 하지만 ‘MT77’은 기계식 키 메커니즘에 전자식 알람 수단을 탑재했습니다. 평상시에 는 굳게 잠겨있지만 비상시에는 작은 충격만으로도 문을 열 수 있습니다. 문이 열릴 때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보안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MT77’은 기존 비상문 작동방식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단일 비상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유원컴텍을 어떤 회사로 키워나가실 계획입니까?
유원컴텍은 환경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속적인 성장으로 기업과 개인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우리 자손에게 물려줄 환경과 사회를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저희가 좀 더 성장하면 현장근로자나 연구개발자들에게도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중국 공장 직원들에게도 보다 많은 기회와 혜택을 주려고 합니다. 빈곤한 노동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면 한국 기업의 이미지도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원컴텍을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업, 오랜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제 오랜 꿈입니다.

황영웅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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