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근
시흥소방서 예방과장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부터 경제발전과 더불어 고층아파트를 짓기 시작하여 현재에는 초고층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화재 시 대형인명피해의 위험성은 물론 인명구조의 어려움 또한 많다. 얼마 전 시흥시 장곡동에 소재한 모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모두 사망하였고, 지난해 서울시 압구정동 모 아파트에서도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
2009년도 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기준 아파트 화재는 1,500건 이상이 발생했고  또한 지난 4월과 5월, 전국의 아파트 2만7천여 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3%인 3천여개 단지는 도로와 주차공간이 협소해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고, 2.9%는 단지 입구부터 아파트 앞까지 들어가는데 5분 이상이 걸렸으며 그 중 전체의 15%가량은 고가 사다리차가 아파트 앞까지 들어가더라도 공간이 좁고 화단이나 고압전선 등으로 사다리 전개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아파트 화재진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속히 현관문을 개방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 지어진 신축아파트나 보수공사를 통하여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현관출입 자동문이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이 아파트 내부로 진입 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파괴할 경우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 발생이 예상된다.
현관출입 자동문이 사용상에 편리성과 범죄예방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재 발생 시에는 인명구조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위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화재를 알려주는 경보설비중 하나인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연동시켜 화재발생시 자동으로 개방되고, 관리실에서도 위급상황 시 개방 할 수 있도록 원격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기술적인 보완이 요구 된다 하겠다.
최근에 건축한 아파트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일정온도가 상승하면 자동으로 개방되는 도어락을 설치하는 추세이며 기존아파트에도 자동문으로 교체시에는 위와 같은 제품으로 설치하도록 적극 계도 및 홍보가 요구된다 하겠다.         
안전에는  3가지 요소로 제도, 기술, 의식이 동시에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전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시간, 장소 등을 초월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람은 한번 더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안전 또한 같다. 내가 가는 길이 안전한가를 생각한다면 사고발생률이 50% 이상 감소한다고 한다.
아는 길도 물어가고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간다는 속담처럼 사고발생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만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safe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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