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우리에게 큰 불편을 주는 것이 있다. 좁은 보행길에 길목을 막고 있는 옥외광고물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나 사람들이 많은 도심지나 번화가를 걸을 때면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 피하랴, 불쑥불쑥 나타나 자리 잡고 있는 옥외광고물 피하랴 걷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옥외광고물은 과연 적법하게 설치된 것일까?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제3조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적법하게 허가를 받았거나, 신고를 하고 설치를 했다면 불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옥외광고물이 설치되는 곳이 대게는 사람들이 보행하도록 만들어놓은 보도로써 대부분이 개인소유가 아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이기 때문에 이러한 곳에 설치하는 것은 대부분 불법 옥외광고물로 보아도 무방하다.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감에 따라서인지는 몰라도 마트 같은 각종 판매점부터 시작해서 음식점, 술집, PC방, 노래방 등 수많은 곳들이 자신의 업소를 홍보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입간판이나 ‘에어라이트’라고 불리는 불법옥외광고물을 도로 곳곳에 빼곡히 세워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옥외광고물들은 첫째로 보행자가 부딪혀 넘어지거나 다칠 수 있어 위험하다.

둘째로 대부분의 옥외광고물이 전기를 사용하므로 전선관리가 필수적인데 업주들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이런 광고물들의 전선이 피복이 벗겨진 채로 인도 또는 차도에까지 어지럽게 널려있어 보행자들이 감전사고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 되어 있어 위험하다.

대부분의 옥외광고물이 이동용 임시배선을 고정해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간 노출로 인한 훼손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셋째로 얼마 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15호 태풍 ‘볼라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강풍이 부는 날에는 불법옥외광고물이 날아다니는 흉기가 될 수 있어 위험하다.

불법옥외광고물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별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 잦은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단속이 더욱 강화 된다. 하지만 옥외광고물은 손쉽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속 시에는 잠시 치워 두웠다가 단속이 끝나면 다시 설치를 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불경기 속에서 판매를 늘리고, 손님을 끌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불법옥외광고물을 거리에 설치하는 업주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보다 실효성 있는 규제와 단속이 필요하고, 관련법령이나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불법옥외광고물을 설치하는 대신 적법한 범위 내에서 업주들이 자신의 영업점을 광고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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