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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은폐 형사처벌에도 '공상처리 여전'
김현남 기자 | 승인 2019.07.17 14:14

최근 산재 보고의무를 강화하고 사고 은폐시 공공공사 하도급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등 산재은폐를 막기 위한 정부 제도가 추진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안전관리자의 실적이나 인사고과 불이익을 이유로 여전히 공상처리가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무에서 '공상처리'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해 근로자가 산재법상의 보상을 받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근로자의 요양보상 또는 휴업보상 등을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청사, 현장책임자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상 처벌 및 산재보험료 인상 회피, 관급공사 제한 방지, 기업 이미지 관리 등을 이유로 재해자, 하도급업체 등에게 이러한 공상처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종합업체의 조직적인 공상처리 강요 행위는 많이 개선됐다”면서도 “원청사 임직원들은 안전분야 실적이나 인사고과 불이익을 우려해 산재 보고를 여전히 기피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근로자들은 경미한 사고까지 산재신청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무작정 법대로 했다간 원청 직원이 앙심을 품거나 협력관계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2015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업체 산업재해발생율 산정·평가 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에서 공상처리의 주요원인으로는 ‘공사입찰시 불이익 최소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업정지 등 행정제재 불이익 최소화’, ‘현장 관리자 인사고과 불이익 방지’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공상처리를 선호하는 일부 현장근로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통 산재처리 보다 공상처리가 얻는 금액이 2배 가량으로 더 크고, 신속한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회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산재처리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재로 처리하면 재발시에 재요양이 가능하고, 장해가 남는 경우에도 장해보상을 쉽게 받을 수 있으며, 회사가 부도나거나 폐업을 하더라도 산재보상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공상처리를 하는 경우에는 재요양을 받기가 어렵고 장해가 남으면 회사가 적은 금액으로 합의하려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장해보상금을 받기가 어렵다. 특히 직업병의 경우 처음 공상처리했다가 재발하면 기존 질병이라는 이유로 업무상재해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회사가 합병되거나 부도가 나는 경우에 공상처리한 근거서류가 사라져 재요양을 받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업무상재해에 해당할 경우에는 공상처리보다는 산재로 처리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하도급업체는 원청으로부터 하도급입찰 정지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인 탓에 산재가 발생하면 산재처리하지 않고 공상처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러나, 산재를 은폐하면 결국 공사비에 건보료 부담, 과태료 부과, PQ감점, 형사처벌 등 많은 손해를 떠안게 된다.

지난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재 은폐 또는 공모·교사 시 벌금·징역의 형사처벌까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산재를 숨겨 공상처리하는 등 은폐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건설사들의 준법경영이 요구된다.

김현남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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