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억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최상의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매년 안전사고로 600여 명씩 사망하고 5만 명이 부상당해 병석에서 신음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 안전사고가 교통사고가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놀이 사고, 질식·중독사고, 추락사고, 화재사고 순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의 유형을 보면 보행중 사망사고가 70%를 육박해 지극히 후진국형 사고를 보이고 있다.
이 보행 중 사망률 70%는 가정과 학교에서 실제 사고사례 중심의 안전교육만 꾸준히 실시한다면 얼마든지 선진국처럼 10%대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얼마든지 예방 가능한 어린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근본 이유는 4E, 즉 E로 시작되는 4가지 정책의 부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첫째, Education(교육)이다.
선진국의 경우 가정과 학교에서 어릴적부터 철저하게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의 경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내 자녀가 안전사고 나면 어쩌나”하며, 불안해하면서도 정작 안전교육의 중요성과 구체적 교육 방법은 잘 모른채 “설마 내 자녀에게 사고가….” 하며 안일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교에서도 실질적으로 안전교육이 의무교육 사항이 아닌 재량 교육으로 인식되다보니 제대로 교육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Engineering(시설)이다.
현재 정부에서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하여 연간 1,500억 원씩 투입하고 있으나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효과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스쿨존의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지켜주어야 할 운전자들이 어디가 스쿨존인지 모르고 있고, 이곳에서 무엇을 지켜야 되는지도 모르고 있고, 또한 안지켜도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Enforcement(법, 제도, 단속)이다.
우리나라는 안전에 관한 법·제도는 매우 잘 되어 있으나 문제는 법·제도만 잘돼 있지, 현실적으로 제대로 작동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동복지법상 안전교육 법제화 해놓고 현실은 권장사항으로 전락하고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보호장구(Car Seat) 장착 의무화 해놓고 홍보와 단속이 제대로 안되니 어린이 보호장구 착용률이 10%에 불과하다.
또한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차량 보호조항을 만들어 놓고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다보니 운전자들이 이런 법조항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다.

넷째, Evalueation(평가)이다.
어떤 정책과 사업을 시행했으면 반드시 당초계획대로 됐는지, 진행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평가를 실시하여 다음 사업계획에 반영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고,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책을 보면 특히 스쿨죤의 경우 연간 몇천억을 투입하면서 전혀 평가를 하지 않다보니 눈에 안보이는 법에는 저촉되지 않는 엄청난 예산 낭비가 초래될 수 밖에 없다.

이상의 4가지 문제점과 향후 효율적인 4E정책 등을 감안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어린이 안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느냐로 귀결될 수 있다.
그래서 올 6월 2일 16개시도·230개 단체장 선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6개 시도 광역단체장과 230개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린이 안전에 강한 의지가 있는지 여부는 그들의 선거 공약을 보면 알 수 있다.

본 연합은 공약의 중요성을 감안해 광역·기초자치 단체장 후보들에게 어린이 안전 조례를 제정하고, 어린이 안전 체험학교를 조성하는 등 안전 공약을 제공해 안전을 공약화하도록 하는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그런 후 어떤 후보가 안전 공약을 많이 냈는지 후보 간 비교자료를 전국의 회원들과 많은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 가급적 안전공약을 많이 낸 후보들을 지지하도록 하는 운동도 함께 전개할 예정이다.
그래서 가급적 어린이 안전 공약을 많이 낸 후보가 당선되고, 그 공약이 곧바로 실천으로 옮겨져 어린이 안전사고가 보다 많이, 보다 빨리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 어린이 안전 공약이 충실한 후보를 찍읍시다.”

safe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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