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암 집단 발병 사건과 관련해 인근 비료공장의 담뱃잎 불법 건조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환경부는 14일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열고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 2017년 4월 17일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 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14일 환경보건위원회가 청원을 수락하면서 실시됐다.

이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비료공장은 2001년 설립됐다. 이 때부터 장점마을 주민 총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그 중 14명은 숨졌다.

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료공장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담뱃잎 찌꺼기를 불법적으로 건조 공정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향조사 연구진이 모의 실험을 치뤄본 결과 연초박 건조과정에서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배출되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사업장과 마을 주변의 환경을 조사해본 결과 사업장 바닥과 벽면, 원심 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 먼지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일부 물질은 국제암연구기관이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장점마을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샘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 등에서 전국 표준인구 집단보다 2배에서 25배가량 많았다.

특히 공장 가동 시기로부터 주민들이 거주한 기간이 길수록 갑상샘암을 제외한 모든 암 등에서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해당 비료공장은 2017년 4월 가동이 중단됐으며, 비료관리법 위반 등으로 같은 해 말 폐쇄됐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익산시와 협의하여 주민건강 모니터링,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동환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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