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넷 캡처 | 카카오

지난 15일 오후 경기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IDC)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말 하루동안 국민 SNS인 '카카오톡'을 포함해 전반적인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카카오 사태'를 두고 당정은 "카카오 사고대응 부실에 경악한다"며 안전장치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되는 '무정전전원장치'의 관리에 대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사고 이후인 19일 '카카오 사태'와 관련한 당정 협의회를 열고 카카오의 안일한 데이터 관리와 위기 대응 부실을 질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 10명 중 9명이 사용하는 카카오가 이렇게 부실하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재난 대비를 하지 않았던 데 대해 경악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백업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저장하게 하는 법안이 법사위까지 갔지만, '이미 잘하고 있는데 이중규제'라는 반발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는데 막상 일이 일어나고 보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KT 아현동 화재 때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가 있었지만 일어나니까 그 이후에 전혀 바뀐 거 없이 무방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대응 매뉴얼 부실에 대해서는 "최첨단 데이터를 보관하고 초연결사회에서 이것이 꺾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플랫폼 회사가 이렇게 안일하게 관리하고 사고 후 대응 매뉴얼이 부실한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만약에 북한이 마음먹고 데이터센터 한 곳만 정전시키면 우리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일상이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카카오는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국민들에게는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 협의회에서는 카카오톡과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들에 대한 데이터 이중화를 서두르도록 조치하는 것에 의견이 모였다. 데이터 이중화는 데이터를 여러 곳에 복제해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이번 화재가 SK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의 무정전전원장치(UPS) 축전지 때문인 것으로 지목되면서 UPS용 예비 배터리와 같이 사실상 ESS 역할을 하면서도 법규 사각지대에 있는 영역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정전전원장치란 전원이 정전됐을 때 부하전력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전원장치다. 보통 비상 발전기 가동 전까지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SK C&C와 같이 대부분의 IDC(데이터센터)에서 서버가 끊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UPS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고에서는 예비 동력원인 UPS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진화를 위해 주전원을 차단하면서 서버에 전원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가 '먹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UPS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올해 4월 업계 의견수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특별 안전점검, 지난 9월 30일 공청회 등을 거쳐 UPS 안전기준(안)을 마련하고, 안전기준 제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옥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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