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기도 제공 | 고장난 미끄럼틀

경기도 내 다수 민간 캠핑장과 키즈펜션이 안전 인증이나 설치검사를 받지 않은 어린이 놀이기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4일 도에 따르면 도 감사관실은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7일까지 도내 31개 시·군 어린이 놀이시설 1만8천268곳을 대상으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지난 2월 기준 행정안전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도내 어린이 놀이시설은 주택단지 1만2천490개소, 도시공원 3천49개소, 어린이집 1천846개소 등 총 1만8천263곳이다.

도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안전 검사 현황과 안전교육·보험 가입 여부 등을 조사했으며, 이와 함께 임의로 선정된 150개 시설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을 벌였다.

감사 결과 현장점검을 실시한 도내 민간 캠핑장 20곳 중 17곳에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른 설치 및 정기 시설검사를 받지 않은 부대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은 캠핑장 운영 시 안전 인증을 받은 놀이기구를 사용하도록 하고, 정기 시설검사와 안전관리자 지정 및 교육, 상해보험 가입 등 주기적인 안전관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건설안전기술사와 건축시공기술사 등 경기도 시민감사관이 캠핑장을 확인한 결과 무등록 어린이 놀이시설이 장시간 점검 없이 이용되면서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점이 지적된 사례를 보면, 여주시의 한 캠핑장의 경우 놀이시설에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슨 부분이 있었으며, 용인시의 다른 캠핑장은 미끄럼틀 바닥이 깨져 있고 그넷줄이 훼손돼 있는 등 시설관리상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도내 민간 캠핑장 739곳 중 관할 시군에 어린이 놀이기구를 등록한 곳은 단 9곳 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캠핑장은 무단으로 놀이기구를 설치해 어린이에게 제공하고 있던 셈이다.

도는 이번 감사에서 키즈펜션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상 등록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안전 인증이나 정기 시설검사 등의 의무가 없어 안전 사각지대가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키즈펜션은 키즈 카페와 유사하며, 어린이 놀이기구를 제공하는 숙박업소다.

실제로 가평군 키즈펜션 2곳을 확인해본 결과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 저가 놀이기구가 설치돼 있어 장기간 이용 시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도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캠핑장 내 무등록 놀이기구 운영 여부를 전수 조사해달라고 소관부서인 관광산업과에 주문했으며, 감사에서 확인된 17곳의 이용 금지 조치와 해당 시설 철거방안에 대해서도 시군에 통보를 한 상태다.

아울러 키즈펜션에 설치된 놀이시설도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행안부에 개정을 건의했다.

이 밖에도 남양주시는 정기 시설검사에서 불합격한 도시공원 내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한 이용금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계속 운영하고 있었으며, 수원시와 여주시에서는 도시공원과 하천구역에 어린이놀이시설이 등록 없이 방치돼 있는데도 이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가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도는 △불합격 어린이 놀이시설 관리 감독 소홀, △안전 교육 미이수자 관리 감독 소홀, △보험 미가입 어린이 놀이시설 관리 감독 소홀, △안전 점검 누락, △연간 지도점검 계획 수립 지연 등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최은순 도 감사관은 "이번 특정감사를 통해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생활밀착형 특정감사를 통해 보다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옥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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