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소방서 서창119안전센터장 소방위 김재진


매년 강추위가 가시고 온화한 기온이 느껴질 이맘쯤이면 해마다 농사일을 준비하기 위해 농촌 들녘에서 논․밭두렁 등의 마른 풀에 불을 놓아 모두 태우는 풍습으로, 쥐불놀이를 하게 되며 이를 논․밭두렁 태우기 라고도 한다.

  이 풍습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고 들판의 마른 풀에 붙어 있는 해충의 알을 비롯한 모든 잡충(雜蟲)을 태워 없앨 뿐만 아니라 타고 남은 재가 다음 농사에 거름이 되어 곡식의 새싹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한 소망이 담겨 있다. 또 민간신앙으로 보면, 쥐불놀이 불을 놓으면 모든 잡귀를 쫒고 액을 달아나게 하여 1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풍습을 통하여 해충을 태워 농사에 도움을 준다고 믿는 농민들이 연례행사 처럼 해마다 치르는 논․밭두렁 소각행위는 매년 거듭되고 있으나 농촌진흥청의 발표에 의하면 병해충 방제효과는 거의 없고, 오히려 천적을 죽이는 역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씨가 산에 옮겨 붙으면 재산피해는 물론 지난해에는 밭두렁을 소각하던 할머니가 질식사 하며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큰 재앙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논․밭 태우기는 봄철 산불 발생의 주범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산불 2,270여 건 가운데 원인자가 밝혀진 것은 610여건, 이중 논․밭두렁 태우기가 45%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 20%, 성묘객 실화 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봄철 발생하는 산불의 주요 원인인 논․밭두렁 태우기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산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논․밭두렁은 3월에 가장 많이 소각하고, 요일별로는 금요일과 토요일, 시간은 오후 1시에 가장 많이 산불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마을별 공동소각을 원칙으로 하며, 특정일을 지정하여 인근소방관서에 신고 후 소각해야 하며 산림연접지에서 신고치 아니하고 소각 행위를 한 경우 소방기본법 제53조(벌금 200만원 이하) 적용 단속 대상임을 인지하고 각별히 주의를 요망 하였으면 한다.

산불진화장비가 현대화 되고 당국이 경계를 강화 했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더 큰 화재로 번지는 것을 예방 하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되며 또한 화재에 대한 능력이 떨어지는 노약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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