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 해운대소방서 서장

2016년 해운대소방서는 169건의 화재와 1,210건의 구조출동, 13,183건의 구급출동과 더불어 승강기 구조 등 생활안전구조 1,330건의 출동을 하였다.

작년 한해 1일 평균 29.9건의 현장출동으로 시민들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최일선에서 지키는데 혼신의 힘을 다 하였다.

또한,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지난 1년간 재난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맞춤형 소방특별조사, 실전 같은 현장대응훈련, 취약시기별 화재특별경계근무 등 다양한 소방안전정책을 펼쳐 왔으며, 현재도 다중이용업소 소방안전교육,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주택 기초소방시설 설치 홍보 등 각종 소방안전 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화재 피해건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2015년 106건에 비해 2016년 169건으로 39.3%가 증가 했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운대소방서는 열심히 노력하였다고 자부하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그래서, 2016년 해운대소방서 관내에서 발생한 169건의 화재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보니, 부주의가 103건(62%)으로 1위, 전기적요인이 37건(22%)으로 2위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화재의 제일 큰 원인이 바로 “부주의”라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발생한 것이고 조금만 조심하고 안전을 확인했다면 충분히 화재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수영구 모 중학교 화재 역시 증축공사현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유독가스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 숨졌고, 화성시 복합건축물 화재는 놀이시설 철거작업 중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꺼 놓아 귀중한 생명 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18명에 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고 있다.

바로 ‘이 정도 쯤은 괜찮겠지’하는 안전불감증, 즉 부주의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이웃의 생명을 앗아 갔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다음의 간단하지만 중요한 몇가지 유의사항을 꼭 기억하고 실천하자.

첫째, 공사장등에서 용접작업을 할 때 필히 소화기나 소화수를 준비 하고 주변 가연물 제거 및 방화천막포 설치 등 화재예방 조치를 한 후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용접안전 수칙을 살펴보면 “용접작업을 하기 전 반드시 작업장 주변에 가연성물질과 인화‧폭발성 위험물을 제거하도록 되어 있을뿐 아니라, 용접불씨가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염시트 등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병폐인 ‘빨리빨리 문화’가 이러한 규정을 무시하고 작업을 하다 결국 대형인명피해를 초래하는 것이다.

둘째, 건물 안전관리자 등 관계인들은 평상시 소방시설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화재 발생시 초기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감지기와 소화설비이다.

그런데, 이러한 감지기나 소화설비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겼을 때, 생명을 구하는 소방설비는 무용지물이 되고, 화재 초기진압 실패로 이어져,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는 비극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초기 소화에 필요한 시간이 불과 3~5분 사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평소에 확인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 소방시설의 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셋째, ‘이 정도 쯤은 괜찮겠지’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화재 예방은 불을 다룰 때 주의를 기울이고, 설치되어 있는 소방시설을 정상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불은 언제나 작은 불씨에서 시작하지만 방심한 사이 큰 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잠깐이라도 불을 다루는 작업을 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안전을 항상 확인해야 할 것이며, 평소에도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해야만 나와 내 가족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종환  부산광역시 해운대소방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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