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안전신문DB | 건설현장

최근 3년간 발생한 건설업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발주 유형과 공사 규모 등에 따라 주요 사고 원인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망자 중 다수가 민간 50억원 이하 규모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CSI(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 자료를 활용해 발표한 국내 건설업 사망사고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건설업 사망사고자 739명 중 민간공사 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69%, 공공은 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5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현장에서 사망자의 48%가 집중됐으며, 3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32%가 발생했다.

사망사고 원인으로는 떨어짐이 50%, 깔림 19%, 물체에 맞음 9% 순으로 다발했으며, 이들 세 사고유형만 합해도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또한 이들 사고들 중 떨어짐 사고의 21%, 깔림사고의 9.4%, 물체에 맞음 사고의 24.2%가 작업자의 단순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주의에 의해서도 떨어짐 사고의 8.3%, 깔림 사고의 5.8%, 물체에 맞음 사고의 1.5%가 발생했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안전사고가 작업 환경 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작업자의 실수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개별 작업자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근로자의 부주의한 행위를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신호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활용에 관한 검토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떨어짐 사고의 경우 가시설에 의해 주로 발생했으며 물체에 맞음과 깔림 사고는 건설 기계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짐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초기 가시설이 설치되는 시점에서 안전점검을 강화해야 하고, 물체에 맞거나 깔리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건설기계에 대한 안전지침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발주유형과 공사 규모별 분석 결과 사고 관련 특성도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50억원 미만 민간 소형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떨어짐 사망사고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고, 떨어짐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 작업자의 단순과실과 부주의로 인한 사망사고 역시 소형 사업장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이는 소형 현장에서 개별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작업프로세스 중 설치작업과 해체작업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들 두 과정 모두 공공현장보다는 민간공사 현장에서 더 많은 사망자 비중을 보였다.

공정률 측면에서는 안전관리 체계의 완성도가 낮은 공사 초기와 준공을 앞둔 시점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착공 초기에 안전관리 체계 완성도가 낮고, 건설 막바지에는 준공 압박 등에 떠밀려 사고가 발생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지혜 부 연구위원은 "대형 사업장일수록 건설기계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았던 반면 공사 규모가 작을수록 가시설로 인한 사망사고 비중이 높았다"며 "다수의 건설기계가 활용되는 대형 사업장에서는 현장관리를, 소규모 현장에 대해서는 초기 가시설이 설치되는 시점에서의 안전점검을 각각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간 소규모 사업에 대해 착공 초기의 안전관리 고도화·교육강화 방안과 사업의 적정공기 산정·적용 체계 마련이 요구된다"며 "사고사망자의 연령대가 주로 50세 이상인 점은 건설현장에서의 인력 고령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개별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와 더불어 젊은 인력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박상권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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