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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 시 '무조건 대피'는 NO··· "더 위험할 수도"
김민정 기자 | 승인 2023.12.28 16:29
자료=소방청 제공 | 아파트 화재 피난 행동요령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이런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과 관련한 매뉴얼을 배포하는 등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그간 우리 당국은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지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상이나 옥상 등으로 우선 대피할 것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대피 과정에서 계단이나 통로가 좁아 굴뚝 효과로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이 연기를 흡입할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어 이를 개선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아파트 화재는 총 8천233건 발생했다. 이 사고들로 인해 1천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그 중 약 40%가 대피 중에 발생한 사상자다.

실제로 지난 3월 수원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사고에서도 상층 입주민들이 대피하던 도중 연기에 의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는데, 1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집 안에서 대기하는 편이 안전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소방청은 무조건적인 대피보다 화재발생 장소와 불길·연기의 영향을 고려해 상황에 맞는 대피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관련 내용 홍보에 나섰다.

먼저 자신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불길과 연기의 영향 없이 현관 등을 통해 탈출할 수 있는 경우 빠르게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이나 옥상 등 가장 가까운 안전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다만, 입구에 불길이 있고 연기 등으로 대피가 어려운 경우에는 대피공간이나 경량 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해 대피하거나 욕실로 이동해 대기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 때 욕실의 수도꼭지를 열어 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 도움된다.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자기 집으로 불길 또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세대 내에서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이 때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든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 만약, 자기 집으로 화염 또는 연기가 새어 들어오고 있다면 대피가 가능한 상황인 경우에는 빠르게 대피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문을 닫은 뒤 젖은 수건 등으로 틈새를 막고 대기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119에 구조요청을 할 때는 세대 동·호수 등 자신의 위치와 함께 불길이나 연기의 상태를 함께 알려주는 것이 신속한 구조활동에 도움이 된다.

소방청은 평상시 방화문을 반드시 닫아두고, 화재 대피 시 세대 현관문도 닫아 공기 유입과 불길·연기의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방청은 이러한 매뉴얼을 입주민용과 관리자용으로 제작해 배포할 방침이다. 각 소방서는 내년 1월까지 각 아파트의 관리소장과 소방안전관리자, 경비인력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매뉴얼은 소방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박성열 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장은 "건축물의 구조 등 재난환경의 변화에 따라 제도 및 정책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며 국민행동요령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선된 피난안전대책이 일상 속에 녹아들어 습관적인 국민행동요령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실질적 교육을 구체화하고, 안내와 홍보를 적극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safe@119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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