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평택 국제대교 건설사고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작년 8월에 발생한 경기도 평택 국제대교 붕괴 사고의 설계 및 시공, 사업관리 등의 과정이 상당부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장 김상효 교수는 “설계 단계에서는 거더의 전단강도(자르는 힘에 저항하는 강도)를 검토할 때 강도에 기여하지 못하는 중앙부 벽체를 포함했고, 외측 벽체에 배치된 파이프 공간도 공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강선이 배치되는 상부 슬래브 두께는 30㎝로 얇게 계획됐고, 공사 시방서에는 상부 공사의 주 공정인 압출 공정 관련 내용이 누락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상부 거더 벽체 시공 이음부의 접합면 처리 미흡 및 시공 상세도와 다른 벽체 전단철근이 설치되고 바닥판 슬래브 두께 확인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또 김 교수는 “공사 도중 일부분이 파손되거나 강선이 뽑혀 많은 보수작업이 이뤄진 사실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는 국부적 손상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면서, 시공자나 감리자의 기술적 검토 미흡을 지적했다.

아울러 사업 관리자도 발주청에 하도급을 통보할 간접비까지 고려한 적정 하도급률을 산정해야 하지만, 간접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하도급률을 산정해, 하도급 적정성 심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공사와 품질 담당 직원을 정규직이 아닌 현장 채용직으로 배치하는 등 현장 관리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책임 구조로 현장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와 제도개선 사항을 정리해 이달 중 국토부에 조사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국토부는 직접 처분기관에 영업·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및 형사처분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국토부 이성해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들 사고가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을 제고할 계기가 되도록 일벌백계 원칙 하에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등 제재 절차를 엄정히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남 기자  safe@119news.net

<저작권자 © 주식회사 한국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