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설 아
군포소방서 119상황실

119상황실은 화재, 구조·구급 등 각종신고를 접수 받으면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 그 상황에 맞는 출동지령을 내리는 곳이다.
짧은 몇 분의 전화통화로도 너무 많은 일을 수행해야하는 119상황실 소방관들은 119송수신기 앞에서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불났어요”, “빨리와주세요”
내가 3년 6개월 동안 근무하고 있는 이곳은 가장 긴박한 상황을 제일 먼저 접수하는 군포소방서 119상황실이다. 여기는 모든 사건사고를 제일먼저 접수받는 곳인데 보통 생각하는 화재, 구조·구급 외에도 동물구조, 생활민원, 이동전화 위치추적 등 헤아릴 수가 없다. 남들은 평생에 걸쳐 한번 보기도 힘든 사건을 매일 접수받으면서 정말 가슴 아픈 사건들도 있었고, 내가 직업선택을 잘했다 싶을 만큼 보람된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긴장감도 119상황실에 걸려오는 한통의 장난전화로 인해 사기가 저하될 때도 있다. “불났어요. 제 마음에…” 식의 장난 전화가 오기도하고 술에 잔뜩 취해 119를 개인 민원 해결 전화로 착각해 술주정을 부리는 사람도 여전하다.

최근 사고가 나서 당황한 신고자가 위치를 정확하게 말하지 않아도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추적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장난신고전화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장난신고자가 있어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착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2004년 입사 후 24시간 근무형태의 소방서 생활에 적응이 힘들어서 그만두려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 당시 4살이던 둘째가 엄마를 찾으며 베란다에서 주차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온몸에 기부스를 하고 50일을 보내야만 했다.
퇴원하는 날 아이에게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엄마 내가 아파보니까, 소방서 아저씨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겠어. 나 병원까지 빨리 데려다 줬잖아. 그리고 구급대원 누나가 구급차에서 치료도 잘해줬어. 엄마 소방서 계속 다녀. 그래서 아픈 사람들 빨리 치료해주고, 병원에 데려다 줘야지”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어리석은 생각을 바로잡을수 있었다.
그 후 난 이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매너리즘에 빠질때마다 내 아이가 그때 해줬던 말을 되새기며 사고를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safe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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