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기 석
국립방재교육연구원 교육운영과장

바야흐로 기후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연초에는 수도권을 비롯하여 100년 만에 대설이 내려 큰 혼란이 발생했고, 9월에는 연이어 3개의 태풍으로 인하여 피해를 많이 입었다. 이는 1985년 이후 25년 만이라고 한다. 특히 태풍 곤파스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수백년 동안 잘 버티어왔던 나무들이 산 이곳저곳에서 뿌리째 뽑혀져 있다. 추석 전 집중호우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해 수도권 일대 모든 공무원이 동원되어 구슬땀을 흘리기도 하였다.

국외적으로는 아이티공화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칠레에서는 진도 8.8의 강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지구촌의 기후변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난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재난관리 전문가 양성을 통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재난관리 행정을 수행하기 위하여 2006년 3월 국립방재교육연구원을 개청하였다. 현재까지 연인원 4만여 명에 달하는 공무원과 민간인을 재난전문가로 양성시켜 우리나라 재난현장을 지키게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재난관리전문가에 대한 관심과 교육훈련으로 위기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 했던 사례는 많이 있다.

2008년 5월 8만 5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쌍자오 중학교 예즈핑 교장의 평소 철저한 건물 관리와 안전교육훈련으로 인하여 이 학교에서는 한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2001년 9·11테러 당시 모건스탠리사는 93년 WTC(국제무역센터) 지하주차장 폭탄테러 이후 실제상황을 가정, 긴급대처계획을 세우고 평소에 교육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해 온 결과 테러에 의한 인명적, 재산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평소 재난안전에 대한 정기적 교육 및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재난과 위험은 특성상 비상시적이기 때문에 나에게 설마, 우리 지역에 설마, 갑자기 닥칠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무수한 당면 현안 업무에서 재난관련 업무는 항상 후순위로 밀리고, 또한 ‘방재’란 것은 국가업무이니 국가에서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재난을 관리하는 전담조직을 축소한다든지, 1년에 한 명도 재난교육을 시키지 않는 기관도 생기고 있다. 더욱이 재난 담당 부서의 공무원은 1년 미만 근무자가 대부분이고, 또한 조직 내에서 재난 담당 업무를 3D로 취급해 기피하는 부서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는가?

이에 정부에서는 재난안전교육을 의무화하기 위해 금년도 5월 자연재해대책법시행령에 재해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력 2년 미만인 사람이 재해 관련 업무를 담당할 경우 1년이 되기 전까지 1회 이상의 교육을 받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재난관리 추진실태 점검지표에 해당 기관 직원들의 재난교육 이수율을 반영하도록 하여 재난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 및 교육 참여율을 제고함으로써 일선현장에서 작동하는 재난관리 역량을 강화토록 하였다.

아직은 우리 지역에서의 재난관리가 괜찮다고만 할 것인가?

우리 지역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우리 지역을 지키는 파수꾼인 재난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재난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체계적으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주고, 또한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지역 기관장이나 단체장이 재난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에 실패한 리더는 용서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safe119  

<저작권자 © 주식회사 한국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