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고민, 들어만 주어도 80% 해결된다

  전국 31개의 정신보건센터를 대상으로 '청소년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중.고등학생의 약 5%가 우울증을 보이고 불안증, 인터넷 중독 등의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청소년은 약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에겐 부모, 형제, 선생님 등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부모들이 학생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툴툴 털어놓게 하고 같이 고민해줄 수 있어야 한다.
2011년 3월중 여성가족부가 한국, 중국, 일본 청소년 4,5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한,중,일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적성·꿈을 찾아주는 길잡이가 되기 위해
서울의 경우 2011. 3. 1부터 중학교 377곳(배치율 100%)과 고등학교 165곳(배치율 53%)이 자체적으로 전문심리상담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14년까지 모든 초·중·고교에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년 3월부터 경기안산시 경수중학교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수중학교 및 성포고등학교 재학생 및 학부모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해 오고 있다.

지역주민 중심 경찰활동으로 주민에게 정성을 다 하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청소년 개개인의 잠재력 개발과 학교생활에서 발생하기 쉬운 선․ 후배간 갈등, 학교폭력, 단순절도 등 각종 청소년범죄를 심리상담을 통하여 예방하고 범죄대응 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5월 말까지 심리상담 시범운영 후 프로그램을 보완, 개선하여 6월중으로 개소 예정이다.

아이들에겐 무언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문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겐 고민을 들어줄 어른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진짜 죽고 싶어요'라며 고민을 털어놓는데 한두 시간 얘기하고 나면 '이제 좀 살 것 같다'며 표정이 밝아진다.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80%는 해결된다고 본다.
여기에 경험자의 진심 어린 조언이 곁들여지면 아이들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학교폭력 피해의 휴유증으로 학교생활 부적응 및 정서장애가 많은 K군은 어느 날 갑자기 등교거부를 했다.
가정방문을 통하여 상담을 하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학교는 나와야 한다고 간곡히 호소하자 표정이 밝아진 모습으로 '나를 위해 진심으로 충고해준 사람은 아저씨가 유일해요'하면서 앞으로는결석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학생들이 만나는 상담실은 이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학생들 사이에서 '상담실은 혼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또한 현직 경찰관에 대한 경계심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상담실은 아저씨와 편하게 얘기하는 곳'이라고 알려 주었다.
학교에 배치된 상담전담 교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1월 여성가족부 발표를 보면 청소년 중 50.4%가 고민을 의논하는 상대로 친구를 꼽았고, 어머니는 29%, 아버지는 0.9%였다. 하지만 친구끼리 털어놓을 때 공감을 얻을 순 있지만 조언이나 해결방안을 얻기 어렵다.

무조건 '고민 있니?'라고 묻기보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마음을 연다.
바쁘신 아빠들은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해 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써주면 학생들은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어른이 봤을 때 별것 아닌 고민도 아이들에겐 죽을 만큼 급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적성과 꿈을 찾아주는 길잡이가 되어주고 개개인의 잠재력 개발과 과도한 스트레스 해소, 정신장애 요인 조기발견 등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전문기관과 연계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협력 체제가 시급하다. 끝.

경기안산상록경찰서
성포경찰서 2팀장 최태수

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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