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9자로 속칭 ‘세림이법’이 시행됐다. 세림이법은 2013년 충북 청주에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사망한 김세림(당시 3세)양 사건을 계기로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제정된 법률이다.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을 위한 구조변경 기준을 정하고 신고를 의무화했으며 보호자 동승 의무화, 운영자와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세림이법의 제정은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온 국민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법률이 시행된 지 한 달여 만에 경기도 광주에서 어린이집 원아가 통학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그동안 경기 지역에서만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발생한 대부분의 사고는 어린이 통학버스로 신고된 차량이었으며 법률에서 규정한 구조를 갖추고 보호자가 동승하는 등 외형적인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다만 통학버스 운전자나 동승자의 순간적인 방심으로 인해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다치게 한 것이다.

한마디로 법은 제정되었으나 관련 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저 법에서 정한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면 모든 의무를 다한 것으로 여기는 안이한 인식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경찰과 관련 기관에서는 지속적으로 통학버스 신고를 유도하고 안전교육을 하고 있으며 7월부터는 법률위반 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사고 사례와 같이 관련 종사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또 다른 세림이 사건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학원 운영자를 포함한 운전자, 교사들은 부모로부터 어린이를 넘겨받는 순간부터 부모와 똑같은 심정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해야 하고, 이에 대해 부모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할 때 비로소 세림이법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림이법이 제대로 정착돼 어른들의 조그마한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삶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희생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조영구
부천소사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조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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